오늘의 칼럼

대통령 '근저당 집팔기'에 청년들 열받은 이유 [박영국의 디스]

이재명 대통령이 드디어 자신의 집을 팔았습니다. ‘집을 가지고 있어 봐야 손해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부동산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의 수장이 ‘주택보유자’였던 모순을 일단 하나는 털어낸 셈입니다.
문제는 매각 방식입니다. 29억원인 매각 가격의 절반을 넘는 17억7000만원을 받지 않은 상태로 소유권부터 넘기고 근저당을 설정한 것입니다. 이 일로 이 대통령은 또 다른 모순을 만들어 냈습니다.
‘내집마련’은 오랜 기간 서민들의 꿈이었습니다. ‘초가삼간이라도 내집이 좋다’는 말이 있는걸 보면 수백 년 동안 그래왔던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세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돈을 모으고 빚을 내 조금씩 갚아 가며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기성세대의 뒤를 따르려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집값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 잡기’에 초점이 맞춰져 왔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해 청년들이 내집마련 꿈을 쉽게 이루도록 하겠다’는 쪽과는 결이 다릅니다. 오히려 “집 살 필요 없다. 빌린 집에 살아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청년주택에 살든 월세를 살든 주거비용 부담만 덜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입니다. 사유재산을 향한 욕구를 무시하는 배급사회의 구호 같기도 합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제한하고 금리를 올리면서 수요자는 현금을 쌓아두고 있지 않은 한 집을 살 도리가 없고, 살 사람이 없으니 팔려는 이도 팔 도리가 없습니다. 전세를 ‘사금융’ 취급 하면서 청년들이 월세→전세→자가 순으로 오를 사다리도 걷어차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인 간 금융’, 즉 사금융을 통해 매수인에게 자신이 판 주택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준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근저당 대출에 대한 이자를 받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규제에 막혀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국민 입장에서 이런 규제 피해가기 방식이 좋게 보일 리 없습니다. ‘정부가 규제를 만들어 놓고 대통령이 나서 그걸 피해가는 꼼수를 알려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정부가 규제를 만들면 따라야 하는 게 국민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그걸 만든 사회 지도층이 ‘나는 큰 일을 하는 사람이니 예외’라는 태도를 보일 때마다 국민의 신뢰는 희석되고 분노는 짙어집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엑스(X)에 올린 ‘청와대 청년 펠로우를 모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댓글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청년들은 집 못 사게 다 틀어막아 좌절감을 안겨놓고 이딴 글을 쓴다구요? 청년 위한 집 값 잡는다 해놓고 본인은 근저당 고급 스킬 시전해서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한 차익 낭낭히 챙겨드셨잖아요?”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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