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압박 속 카드사들 이중통화채 등 해외채 발행 추진
해외채, 투자자 기반 다변화·대외신인도 제고 측면서 전략적 의미
환헤지, 발행 구조 다변화 등 체계적 해외채 발행관리 필요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해외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2026년 상반기 들어 국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은 뚜렷하게 악화되고 있다.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신용스프레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시장에서는 투자 수요 위축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채는 카드사의 핵심 조달 수단이지만, 최근 지속되는 수요 부진에 따른 금리상승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조달금리가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상승하면서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이자율 정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은 조달구조 다변화를 위한 대안으로 해외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대만 시장을 중심으로 한 포모사본드(Formosa bond:대만 자본시장에서 대만달러가 아닌 외화로 발행하는 한국계 카드사의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회사는 이중통화채(Dual currency bond: 채권을 발행할 때 사용하는 통화와 이자·원금을 지급하거나 상환할 때 사용하는 통화를 서로 다르게 설계한 국제 채권) 등 다양한 구조화 상품을 활용해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 중심의 안정적 투자 수요가 존재하는 대만 시장은 국내 카드사들에게 매력적인 조달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이나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해외채 발행이 카드사로까지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채권 발행의 가장 큰 긍정적 기능은 단기적인 금리 절감 효과를 넘어 조달구조의 질적 개선에 있다.
첫째, 투자자 기반의 다변화를 통해 특정 시장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다.
기존에는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으나, 해외 투자자를 확보함으로써 시장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대외신인도 제고 효과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발행은 해당 카드사의 신용도에 대한 국제적 평가를 반영하며, 이는 향후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발행 경험 축적 자체가 중요한 자산이다.
초기에는 비용 측면에서 큰 이점이 없더라도 반복적인 발행을 통해 잠재적 투자자를 확보함으로써, 수요처의 폭을 해외로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전략의 유효성이 더욱 분명해진다.
일본의 소비자 금융회사와 유럽의 카드·리스 회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글로벌 채권시장에 진출해 통화 및 투자자 기반을 다변화해 왔다.
특히, 일본계 금융사는 엔화 외에도 달러 및 유로화 채권을 병행 발행하며 조달 비용을 낮추고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의 통화를 선택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금리 절감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현재 카드사들의 해외채권 발행은 여전히 몇 가지 구조적 보완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화 조달에 수반되는 환위험 관리 역량의 정교화가 필수적이다.
단순히 금리 수준만을 고려한 발행은 환율 변동에 따라 실질 조달비용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
외화로 조달한 자금을 원화로 전환해 사용하는 구조에서는 원·외화 환율 변동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발행 시점보다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면 동일한 외화 원리금을 상환하기 위해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져 실질 조달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선물환·통화스왑·통화옵션 등 통화 파생상품을 활용해 상환 시점의 환율을 사전에 고정하거나 변동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외화 원리금의 원화 환산액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발행 구조 측면에서도 현재와 같이 특정 시장에 집중된 조달 방식은 투자자 기반의 편중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달러화·유로화 등 다양한 통화와 만기 구조를 활용하는 등 채권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조달 채널 확대를 넘어 시장 상황에 따른 전략적 선택 옵션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울러,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용등급 체계와 정보공시 수준의 국제 표준화가 병행돼야 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재무정보의 투명성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정책, 자산건전성 지표, 규제 환경에 대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하는 만큼, 영문 공시 강화와 정기적인 투자자 관계(IR) 활동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카드사의 전략은 단순한 ‘대안적 조달수단’ 확보를 넘어 ‘전략적 자금조달 체계’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자산·부채 관리(ALM) 체계를 고도화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의 조달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
카드업계가 체계적인 해외 조달 기반을 구축할 경우, 보다 낮은 조달비용을 바탕으로 금리 경쟁력이 높은 대출 상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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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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