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

마지막 탈출 기회라니…불안한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 [기자수첩-부동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2월 1일)
"일찍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유리할 것입니다."(2월 3일)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하는 것이 이익일 겁니다."(2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뜨겁다. 매일 올라오는 부동산 관련 글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고 SNS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매일 아침 대통령 계정에 들어가며 하루를 시작할 정도다.
매번 올리는 내용은 다르지만 핵심은 비슷하다. 주택을 투자나 투기용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와중 '망국적 부동산투기', '명백한 부조리' 등 극단적인 표현도 빼놓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언론 기사를 하나씩 지목하며 강경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그의 시선은 이제 1주택자까지 겨냥했다. 1주택자가 상급지로 갈아타겠다고 하니 주거용이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고 한다. 지난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실거주 의무를 강제하더니 이제는 무주택자와 실거주 1주택자 외 모든 이들을 잠재적 투기세력으로 보는 듯하다.
집값을 잡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매일 쏟아내는 SNS 발언은 심히 우려스럽다. 글이 올라올 때마다 부동산 시장을 향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결과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의 의지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까.
대통령 말대로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집값이 안정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다. ‘마지막 탈출 기회’라는 대통령 호통에도 집값이 안 잡힌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을 국민은 어디에도 없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면 시장은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왜곡될 수 있다.
국민은 문재인 정권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당시 정권은 "집 팔 기회를 드리겠다"며 호기롭게 규제를 내놨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수록 집값이 오르자 정부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종국에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단체 부동산 임장을 떠날 정도로 전국적 부동산 열풍이 불었다. 규제와 호통만으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는 점을 문재인 정권이 증명한 셈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다면 후폭풍은 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전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청년들은 높아진 임대료에 고통받고 지역 간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 주택 유무에 따라 국민 자산 격차가 커지고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로 사회가 분열할 수 있다. 불과 5년 전 모든 국민이 겪었던 일이다.
집을 팔라는 호통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의사가 환자에게 적절한 처방을 해야 하듯 지금 부동산 시장에 필요한 처방은 규제와 호통이 아니다. 그렇게 잡힐 집값이었다면 지난 정부도 수백 번 성공했을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사이 시장을 살릴 골든타임은 매일 지나고 있다. 이미 시장 곳곳에서 집값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값은 1년 간 계속 오르고 있다. 미분양이 발생했던 아파트들도 차례로 완판을 신고하고 있다. 강남뿐만 아니라 서울 외곽으로 집값 상승이 번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정부는 반드시 집값을 잡아야 한다. 국민은 패잔병을 원하지 않는다. 선전포고를 했으니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대통령과 정부의 발언을 보면 다시 한번 집값 상승 불안감이 든다. 대통령과 정부가 준비한 집값 안정 해결책이 정녕 있기를 바랄 뿐이다. 대통령을 향한 시장의 불안과 걱정이 기우에 그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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