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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라르와 3,421미터 [조남대의 은퇴일기(99)]
양평의 봄은 황금빛으로 서서히 스며든다. 노랗게 가득 채워진 산수유의 물결은 개나리의 가벼움과는 결을 달리한다. 그것은 겨우내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생명의 끈기이며, 70여 년 전 지평리 전투에서 중공군의 거센 공세를 막아낸 기억을 머금은 찬란한 빛이다.매년 이맘때면 사람들은 노란 꽃그늘 아래서 봄의 화사함을 탐닉한다. 나 역시 군중 속에 섞여 양평 끝자락 지평의 이웃 마을인 개군의 산책로를 걷는다. 발길을 멈추고 한 곳을 응시한다. 그것은 흐드러지게 핀 꽃 잔치가 아니었다. 산수유 축제의 흥겨운 소음 사이로 정적처럼 박혀…
커피의 긴 그림자 [조남대의 은퇴일기(98)]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흙과 햇빛, 수확과 건조의 시간이 겹겹이 포개져 있다. 작은 잔 안에는 커피 빛처럼 깊고 어두운 시간이 스며 있다. 커피 향은 과연 어디에서 시작될까. 답을 찾기 위해 라오스 남쪽의 볼라벤고원으로 길을 떠났다.시속 50킬로를 넘기지 못하는 고속도로를 따라 느릿하게 달린 끝에 대표적인 커피 농장 ‘팍송하이랜드’에 닿았다. 입구 근사한 카페에서 관광객들은 향이 진한 커피잔을 들고 풍경을 바라본다. 전망대에 오르니 한 키 정도 되는 커피나무가 초록의 끈처럼 멀리까지 이어졌다. 넓이가 9백만 평으로 여의…
다시 깨어난 숨 [조남대 은퇴일기(97)]
삶은 가끔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빛난다. 평온하게 흘러가는 듯한 하루에도 미처 감지하지 못한 균열과 반짝임이 숨어 있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어느 아침,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까운 곳에서 마주하였다. 그날 이후, 마음속에는 한 사람의 숨이 되살아나던 순간이 깊게 박제되었다. 그것은 한 생이 구해졌다는 안도를 넘어, 사람이 사람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었다.아침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에 가는 것은 일상이다. 그날도 샤워 후 탕으로 들어갔을 때였다. 몸을 담그고 앞을 보니 뿌연 물결 아래 희미하게 떠 있는 무언가가 …
괜찮아 [조남대의 은퇴일기(96)]
겨울이 깊어질 무렵이면 남쪽을 향해 길을 나선다. 딸네가 사는 라오스다. 두꺼운 외투를 여미고 인천을 떠나 몇 시간을 날아가면, 그곳은 아직 가을의 온기를 품고 있다. 공항 문을 나서는 순간, 계절만이 아니라 삶의 속도까지 달라졌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우리는 흔히 소득과 행복이 비례한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라오스에 서 있으면 그 공식이 얼마나 맹랑한 환상인지 금세 깨닫게 된다.나는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신호등 맨 앞에 대기하는 순간 마음이 조급해진다. 파란불이 켜지자마자 출발하지 않으면 뒤에서 경적이 등에…
귀향의 닻을 내리고 [조남대의 은퇴일기(95)]
40년 동안 명절이면 천오백 리를 오갔다. 해마다 두 차례, 자석에 이끌리는 쇳가루처럼 남쪽을 향해 내달렸던 그 길은 삶의 큰 물줄기였다. 엔진의 윙윙거림과 고속도로를 메운 소음은 명절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익숙한 서곡이었고, 정체된 차들 사이로 비치는 붉은 후미등은 조상을 향해 올리는 긴 촛불이었다. 다가오는 명절부터는 부모님이 모두 떠난 뒤 고향집을 찾을 이유도 예전만 못해 귀향의 닻을 내리기로 했다. 배는 멈췄으나 마음의 물결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돌이켜보면 그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성지순례' 같았다. 고단한 몸…
세븐티 [조남대의 은퇴일기(94)]
창밖으로 저무는 햇살이 책상 위 노트북을 비스듬히 적신다. 빛은 하루의 끝자락에 와서야 부드러워진다. 사람 또한 삶의 황혼에 접어들 즈음에야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거울 속 낯선 듯 익숙한 얼굴을 마주하며 생각한다. 인생은 어디쯤 와 있는가, 가슴속에서 여전히 뛰고 있는 뜨거운 심장은 몇 살의 온도인가.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김창완의 신곡 ‘세븐티(seventy,70)'가 귓가에 맴돈다. ‘일흔 살이 이렇게 가벼운지 몰랐네. 떠가는 구름, 해 질 녘 풍경… 내가 걷던 길에 칠십 년이 있었네.’ 읊조리듯 담담하게 토해…
생의 동반자 [조남대의 은퇴일기(93)]
고향 집 뒤편에는 삼백 년을 버텨온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풍성한 자태로 먼저 눈에 띄며,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 상주시에서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할 만큼 세월과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나에게는 행정적인 명칭보다 오래된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 마을 뒷산에 자리한 8대조 이하 선조들의 산소를 생각하면, 이곳에 터를 잡으며 심었을지도 모른다. 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집안의 역사와 숨결을 함께 나누어 온 어른 같은 존재이다.어린 시절, 기억 속의 은행나무는 언제나 함께 있었다. 관계의 끈이 당연하게 이어졌…
시비의 위로 [조남대의 은퇴일기(92)]
고향은 태어난 장소라는 단순한 지리적 개념을 넘어선다. 그곳에는 삶을 지탱해 온 기억과 부모의 체취가 배어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던 풍경과 고요히 쌓인 시간은 숨결처럼 밀려온다. 자신이 어디에 있던 생의 근원지이니 어찌 쉽게 잊을 수 있으랴. 고향 떠난 많은 시인이 그리움을 시로 위안 받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 등을 돌리지 않았음에도,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뉴스 속 이야기로만 바라보던 그런 사연이 어느 날 내 삶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다.한국전쟁으로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실향민들, 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
연어의 소망[조남대의 은퇴일기(91)]
고향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사람이 숨결을 배운 자리이며, 기억과 체온이 겹겹이 쌓인 장소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발을 내딛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가야 할 곳이 눈앞에 있는데도 멈춰 설 수밖에 없는 처지를 떠올리면 애틋함을 넘어 잔인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런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인간이 만든 경계가 얼마나 가혹하게 생을 가두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연어는 위로 오른다. 바다를 떠돌다 어느 순간 몸속 깊은 곳에서 처음의 물 냄새가 깨어난다. 그때부터 방향은 하나뿐이다. 바위를 넘고, 급류에 몸을 던지며, 자신이 태어난…
한 끼의 위로 [조남대의 은퇴일기(90)]
인생은 때로 사소한 것에서 새로운 길을 열기도 한다. 뜻하지 않게 열리는 문 하나가 마음의 방향을 바꾸고, 익숙한 일상이 되어 나도 모르게 은총이 자리한다. 신앙도, 봉사도 그렇게 다가왔다. 계산된 선택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다가온 부름이었다. 그리고 그 부름에 “예”라고 답한 순간, 삶은 조용히 다른 결을 띠기 시작했다.인생의 전환점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울림으로 찾아온다. 성당에 다니는 아내를 태워주던 평범한 일상이 내 삶의 방향을 바꿔놓을 줄 몰랐다. 처음에는 그저 동행이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져 마음 …
삼성 분쟁 봉합
대한민국 경제가 흔들린다
'DS 6억·DX 600만원' 삼성 임협 가결... 보상 격차·주주 공방 불씨 (종합)
[일지] 총파업 위기 넘긴 삼성전자…노사 합의에도 '성과급 후폭풍'
삼성 임협 통과에도 노조별 표심 극명…초기업 80% 찬성, 전삼노 21%
요즘것들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담은 기획기사
“사회성 없는 사람 아닙니다”…‘혼취미’에 빠진 이들 [NOW 2.30]
"술 말고 여기에 취했습니다" 청춘들이 선택한 것은 [NOW 2.30]
삼성전자 사태서 드러난 'MZ 문화'…"대의보단 실리주의"
젊치인
젊은 정치인이 말하는 청년 정치 현주소
[젊치인] 황규환 "청년 정치는 퇴보 중…풀뿌리 정치인 보상 구조 필요"
[젊치인] 송영훈 "정치는 지속·예측가능한 국가 만드는 일…이념보다 가치 제시해야"
[젊치인] 카페 셧다운 버텨낸 30대 사장 오승연, 국민의힘 '민생 가교' 자처한 이유
법조계에 물어보니
법잘알이 풀어주는 뉴스 속 법 이야기
라이엇의 PC방 '롤 접속 차단', 불공정인가, 정당한 권리인가 [법조계에 물어보니 722]
경찰에 촉법소년 조사권 부여 추진…연령하향 대신 실효 있나 [법조계에 물어보니 721]
삼성전자 노사 갈등 속 총파업 예고…'쟁의권' vs '경영권' 정당성 어디에? [법조계에 물어보니 720]
코스피 사상 최고치 8228선 마감…삼전·닉스 질주
코스피가 개인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인 8228선에서 마감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강세와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에 따른 반도체 투자심리 확대가 지수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1.19포인트(2.25%) 오른 8228.79로 거래를 마쳤다.지수는 전장보다 194.61포인트(2.41%) 오른 8242.12로 개장 후, 장 초반 8450대를 터치하기도 했다.이날 국내 첫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되면서 관련 종목과 반도체 업종에 대한…
코스피, 8400선 돌파…삼전·닉스 강세 영향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으로 8400선을 돌파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주 강세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영향이 맞물리며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 2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54.43포인트(3.16%) 오른 8301.94을 가리키고 있다.지수는 전장보다 194.61포인트(2.41%) 오른 8242.12로 개장 후, 장 초반 8450대를 터치하기도 했다.이날 국내 첫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되면서 관련 종목과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이 …
코스피 8000선 안착…삼전닉스 강세에 최고치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9.80포인트(2.55%) 오른 8047.51에 거래를 마쳤다.지수는 223.20포인트(2.84%) 높은 8070.91로 개장한 뒤 강세를 이어갔다. 장중에는 8131.15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투자 주체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157억원, 1843억원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유도했지만 기관이 9103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2.22%)와 SK…
선거 앞두고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서울 0.13%↑
6월 3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서 임대료와 함께 매매 가격까지 오르는 모양세다.22일 부동산R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5월 4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상승했다. 서울이 0.13%, 경기·인천이 0.14% 올라 수도권 일대가 0.13% 상승했다.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3주에는 0.09% 올랐는데 일주일 만에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비수도권은 5대광역시와 기타 지방 각각 0.06…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 0.10% 상승…지방은 ‘파란불’
지역별로 지방의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일대는 0.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15일 부동산R114 AI 시세조사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값은 0.07% 올랐다.서울이 0.07%, 경기·인천이 0.10% 오르며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 변동률이 0.10% 집계됐다.반면 비수도권에선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 모두 0.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전국 17개 시·도 기준으로는 ▲경기(0.13%) ▲전북(0.10%) ▲서울(0.09%) 등 6곳은 상승했고 ▲강원(-0.07%) ▲광주(-0.05%) ▲세종(-…
냉온탕 오가는 부동산 시장…서울 아파트값 0.17%↑
서울 주간 아파트값이 직전 주 대비 0.17% 상승했다. 직전 2주 동안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3주 만에 반등하며 냉온탕을 오갔다.24일 부동산R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상승했다. 서울(0.17%)과 경기(0.32%), 인천(0.18%) 모두 상승하며 수도권 일대가 0.22% 올랐다.지방은 5대광역시 0.21%, 기타지방이 0.14%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모두 상승해 보합과 하락 지역은 없었다. 지역별로는 ▲전북(0.30%) ▲울산(0.26%) ▲부산(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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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전과자·범죄자 걸러내는 건 국민들의 몫
서지용의 금융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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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선창한 거국적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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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온플법' 누구 위한 법?…'괴물' 구글·알리·테무는 못잡고 국내 플랫폼사업자만 잡을라
KOBC Container Composite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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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청장 적합도' 이기재 49.4% 우형찬 34.3% [리얼미터]
'부산 북갑' 하정우 37% 한동훈 30% 박민식 17% [한국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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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이석원(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씨 빙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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