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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빛깔, 하나의 강[조남대의 은퇴일기(109)]
‘여름 비는 소 잔등을 가른다’는 말이 있다. 한 발짝 차이로 비가 내리는 곳과 내리지 않는 곳이 갈리는 여름철 국지성 호우를 이르는 말이다. 문득 몇 년 전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날이 떠오른다. 내 쪽은 와이퍼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장대비가 쏟아졌는데, 중앙분리대 건너편은 거짓말처럼 맑은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빗속을 뚫고 달리는 차와 햇빛을 받으며 달리는 차가 한 도로에서 엇갈리는 광경은 신기하면서도 낯설었다.얼마 전 양평 두물머리 부근을 지나다가 나는 그때처럼 자연이 빚어낸 보기 드문 장면과 마주했다. 여주와 이천을 거쳐 온 …
첫사랑의 실루엣 [조남대의 은퇴일기(108)]
라오스의 오후는 짙은 원색으로 물든다. 순백의 독참파 꽃, 메콩강의 탁한 황토물, 승려들의 주황색 승복이 한데 어우러져 눈앞에 선명한 색채의 풍경을 펼쳐 놓는다. 색의 향연 속에서, 열 살배기 손녀는 무릎에 하얀 면포를 펼치고 고개를 숙인 채 바늘을 쥔다. 까만 눈망울은 천을 가르는 실의 움직임을 응시하며, 자신만의 투명하고 완벽한 세계로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손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안타까운 열병을 앓고 있다. "나 너 좋아해." 삐뚤빼뚤한 글씨로 수줍게 건넨 편지에 "나도 그래, 이 이야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는 답장이 돌아왔…
인절미와 개떡 [조남대의 은퇴일기(107)]
가쁜 숨을 몰아쉬며 쌍수정에 다다르니, 탁 트인 시야 아래로 은빛 금강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더운 여름날, 문학기행에 나선 초로初老의 문인들에게 공산성 비탈길은 제법 땀깨나 빼는 여정이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던 땀방울이 시원한 강바람에 씻은 듯이 말라버린다. 경치에 취해 숨을 고를 즈음, 안내자의 구수한 입담이 귀를 파고들었다.이괄의 난을 피해 한양을 떠나 헐레벌떡 도망치던 인조 임금이 충청도 공주 공산성에 일주일 정도 머물 때였다. 먹을 것이 귀하던 피난 시절, 공주의 한 임씨가 찹쌀떡에 콩고물을 묻혀 임금께 올렸다. 허기와 피…
나무고아원[조남대의 은퇴일기(106)]
올림픽대로를 따라 달리다 하남 미사대로에 접어들면 높다란 나무 푯말 하나를 만나게 된다. ‘나무고아원’ 이다. 처음 그 이름을 보았을 때, 가슴 한구석에 묘한 파문이 일었다. ‘고아원’이라는 단어가 가진 쓸쓸하고 시린 느낌과 ‘나무’라는 단어가 품은 푸르고 생기 넘치는 이미지가 한데 섞여 낯설면서도 아련한 울림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이곳은 도로가 넓어지고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도시개발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뿌리째 뽑히거나 상처 입은 수목들을 모아 가꾸는 쉼터다. 밑동이 꺾이고, 껍질이 벗겨지고, 뿌리가 잘려…
굴레의 납덩이 [조남대의 은퇴일기(105)]
우리는 저마다 보이지 않는 무게 하나를 허리에 매단 채 살아간다. 때로는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후회와 상실의 얼굴을 하고 곁에 머문다. 가볍게 살고 싶다는 마음과는 달리, 더 깊은 곳으로 서서히 스며들기도 한다. 그 무게는 가라앉히려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단단하게 견디게 하는 굴레가 아닐까.아래로 가기 위해 기꺼이 몸에 무거운 납을 두르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 바다의 거친 물길을 가르는 해녀들이다. 물질에 나서기 전, 결연한 손놀림으로 5에서 8킬로그램에 달하는납덩이를 허리춤에 단단히 동여맨다. 사람의 몸은 숨을 품고 있어 자…
사진 한 장의 기적 [조남대의 은퇴일기(104)]
비어 있던 방에 온기가 든다. 정적만 감돌던 잔디밭에 낯익은 웃음소리가 층층이 쌓이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라오스의 뜨거운 볕을 온몸에 두르고 건너온 딸네 식구들이 양평의 작은 농원을 찾았다. 기다림 끝에 마주한 재회는 찰나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부터 시간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흐르는 듯했다. 8일간의 짧은 소란이 남긴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가슴 저릿한 이별의 예감이기도 했고, 뜻밖의 사진 한 장에 담긴 기적 같은 안도감이기도 했다.라오스의 뜨거운 볕 아래서 살던 네 명의 딸 식구가 양평 농원의 품에 둥지를 틀었다. 정적…
간이역 [조남대의 은퇴일기(103)]
세상에는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도 그렇다. 오래된 플랫폼에는 여전히 누군가의 기다림과 작별의 여운이 남아 있고, 낡은 의자에는 수많은 삶의 체온이 스며 있다. 빠른 것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지만, 마음은 느린 풍경을 그리워한다. 간이역은 단순히 기차가 머물던 장소가 아니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나누게 한 만남의 공간이었다.여유가 있거나 한가로운 분위기에 취하고 싶을 때면 강변을 따라 이어진 구불구불한 옛 도로를 선택하는 것은 나만의 휴식 방법이다…
지평리의 오래된 숨결 [조남대의 은퇴일기(102)]
숨 가쁘게 돌아가는 시대다. 어제의 이름난 기업이 오늘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다. 오래된 간판과 전통만으로는 더는 생존의 이유가 되지 못하지만, 어떤 것은 오래 살아남는다. 경기도 양평의 작은 마을 지평리에서 조용히 술을 빚어오던 지평양조장이 그렇다. 긴 세월 마을의 풍경처럼 머물러 있던 양조장은 이제 좁은 울타리를 넘어 전국의 술상에 오르고, 바다를 건너 세계인의 입맛까지 두드린다.지평역을 지나 나지막한 지붕들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춰 선 듯한 건물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1925년에 세워진 지평양조장이다. 국가등록…
삶을 받치는 바지랑대 [조남대의 은퇴일기(101)]
우리는 이따금 잊고 산다, 세상에 젖어 있는 것들은 대개 햇볕과 바람의 손길을 지나야 제 빛깔을 되찾는다는 사실을. 봄의 전령이 도착한 양평의 잔디 위 건조대에 널린 빨래를 바라보며 나는 마름의 의미를 떠올린다.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양평 농원이다. 따뜻한 커피잔을 앞에 두고 멀리 백운봉을 바라보며 테크 위 탁자에 앉아있다. 연초록 물이 오르기 시작한 잔디밭 가운데 건조대가 놓여 있고 그 위로 갓 세탁한 빨래들이 봄바람에 몸을 맡긴 채 잔잔하게 춤을 춘다. 하얀 수건과 다양한 빛깔의 옷들이 나풀거리며 내는 소리는 막 잠에서 깨어난…
강물은 서두르지 않는다 [조남대의 은퇴일기(100)]
도시의 시간은 늘 직선이었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속도의 강박 속에서 호흡은 자주 가빠졌고, 문장은 점점 여유를 잃어갔다. 그러나 여기 양평은 다르다. 강물이 산허리를 휘감아 돌며 속도를 늦추는 곳. 안개는 마을의 경계를 흐릿하게 덮으며,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조용히 일러준다. 나는 이곳에서 비로소 시계를 풀고 대지의 리듬에 몸을 맡긴다. 전원이라는 말은 이제 단순한 주거의 형태가 아니라,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회귀의 이정표가 되었다.양평의 봄은 귀부터 열린다. 겨우내 적막하던 처마 밑 풍경이 봄바람에 살랑인다. 맑은소리로…
대북 리스크 확대
안보 부실과 전략 부재
강경화, DMZ 지뢰 사건에 "北매설 분명…불의의 사고는 아니다"
DMZ 폭발 대응 두고 부처간 이견…외교부·국방부 위 통일부?
DMZ 지뢰 폭발 놓고 유엔서 맞선 남북...사과 요구에 北 반발
검찰 폐지, 공룡 경찰
국민 피해 누가 책임지나
중수청 출범 열흘째…수사 기반도 못 갖췄는데 수장 인선 내홍까지
중수청,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감찰 본격 착수…행안장관 "품위에 걸맞지 않아"
윤호중 행안장관, 임은정 감찰 지시 배경 설명…"정치 행위 하지 말란 뜻"
들끓는 농심
농지전수조사 논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투기 3유형 외엔 처분도 이행강제금도 없다"…특례기간 2~3년 검토
투기 3유형 외 농지 처분 않는다…고령농·종중·사찰·맹지·미허가 창고 '면제'
농지 전수조사부터 CPTPP까지…송미령 장관 "위반 의심 농지, 곧 처분 대상 아냐"(종합)
부동산 헛발질
늪에 빠진 정책
“서민은 어디서 집 사나”…LH 사장 대출규제 발언에 국감서 설전
수도권 묶은 토허제, 연장·확대지정 가능성 ‘솔솔’
‘투기 공화국’ 탈출하려다 실수요 잡을라
요즘것들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담은 기획기사
역사와 문화 사이…2030 한일 콘텐츠 교류, 옅여진 경계에도 선은 분명
한국식으로 재탄생한 日 문화…일상 속 'J컬처'와 그늘
'일본 작품이라서' 망설이던 시대 지나…취향 따라 고르는 청년들
법조계에 물어보니
법잘알이 풀어주는 뉴스 속 법 이야기
대통령·의원 빼는 공수처 개편…독립 수사 약화·'방탄 입법' 우려
이화영 '가석방' 요구에 李 부담…대통령 관여 어디까지 가능한가
법관 비위 감독과 영장 심사는 별개…서영교 "제대로 발부" 발언 적절했나
투매 외국인, '찔끔 매수'하니…코스피 2%대 상승 출발
코스피지수가 급락 하루 만에 반등 출발했다.국내증시 투매를 이어 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찔끔 매수'로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외국인이 증시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9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3.51포인트(2.05%) 오른 6158.86을 가리키고 있다.지수는 전장보다 26.73포인트(0.44%) 상승한 6062.08로 거래를 시작했다.투자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홀로 665억원을 사들이고 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580억원, 407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다.코스피 …
외인 9700억 '팔자'…코스피 6000선 턱걸이 마감
코스피가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5% 넘게 급락하며 6000선까지 밀려났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거래를 마쳤다.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인 뒤 낙폭을 키웠다.장중 5900선까지 밀려났지만 오후 들어 일부 낙폭을 만회하며 60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수급별로는 외국인이 9720억원을 순매도, 개인과 기관은 각각 5413억원, 3513억원을 순매수했다.시…
美 반도체주 급락에 '삼전·닉스' 와르르…코스피 6100선
국내 증시가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장 초반 크게 흔들리고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5% 안팎으로 급락한 가운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6100선까지 밀렸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30분께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0.71포인트(4.40%) 내린 6103.53을 나타내고 있다.전날 3.65% 하락하며 6400선 아래로 내려온 코스피는 이날도 4% 넘게 떨어지며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국내 증시 하락에는 간밤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간밤 뉴욕증…
매매는 숨고르기, 전세는 강세…전국 전셋값 0.12%↑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전세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며 임대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를 확대했지만 전월세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8일 부동산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9월 3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상승했다. 서울이 0.03% 올랐고, 경기·인천이 0.07% 소폭 뛰며 수도권 일대도 0.05% 상승했다.비수도권에서는 5대광역시가 0.02% 오른 반면, 기타지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전국 1…
‘덜 똘똘한 한 채’로 수요 이동…서울 비강남권 집값 강세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저가 지역의 매매가격이 오르며 집값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세 부담이 큰 고가주택보다 낮은 가격대의 ‘덜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밀집되고 있다는 평가다.4일 부동산R114의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10% 상승했다.서울이 0.10%, 경기·인천이 0.15% 오르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0.12% 상승했다. 비수도권에서는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이 각각 0.03%, 0.01% 올랐다.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0.19% 오…
“비싼 한 채보다 덜 비싼 한 채”…서울 중저가 아파트 상승 두드러져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제개편안과 8·13대책 등 정부 정책이 나오며 시장 혼란이 커진 가운데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부동산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8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상승했다. 서울이 0.16% 올랐고, 경기는 0.26%, 인천은 0.08% 상승해 수도권 일대가 0.19% 상승했다.지방 권역별 상승률은 5대광역시 0.04%, 기타지방 0.03% 등이다. 전국 17개 시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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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청장 적합도' 이기재 49.4% 우형찬 34.3% [리얼미터]
'부산 북갑' 하정우 37% 한동훈 30% 박민식 17% [한국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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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만 불면 지긋지긋한 기침·호흡곤란"…100만명 넘게 걸린 '이 질환'
"뭐라고?" 부쩍 자주 묻는 부모님…'이 질환' 모르고 넘기면 우울증까지
"생리 자꾸 건너뛰고 살까지 쪄"…내 몸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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