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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산 [조남대의 은퇴일기(110)]
붉고 푸른 산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유영국 화백의 그림을 마주했다.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가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였다. 기대와는 달랐다. 산의 바위와 나무,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풍경을 떠올렸지만,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예리한 선과 강렬한 원색의 면으로 이루어진 추상의 산이었다.“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라는 화가가 남긴 말 앞에서 한동안 발길이 머물렀다. 단순하면서도 힘찬 산의 형상은 마음 깊이 잠들어 있던 기억을 흔들어 깨우는 듯했다.…
다른 빛깔, 하나의 강[조남대의 은퇴일기(109)]
‘여름 비는 소 잔등을 가른다’는 말이 있다. 한 발짝 차이로 비가 내리는 곳과 내리지 않는 곳이 갈리는 여름철 국지성 호우를 이르는 말이다. 문득 몇 년 전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날이 떠오른다. 내 쪽은 와이퍼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장대비가 쏟아졌는데, 중앙분리대 건너편은 거짓말처럼 맑은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빗속을 뚫고 달리는 차와 햇빛을 받으며 달리는 차가 한 도로에서 엇갈리는 광경은 신기하면서도 낯설었다.얼마 전 양평 두물머리 부근을 지나다가 나는 그때처럼 자연이 빚어낸 보기 드문 장면과 마주했다. 여주와 이천을 거쳐 온 …
첫사랑의 실루엣 [조남대의 은퇴일기(108)]
라오스의 오후는 짙은 원색으로 물든다. 순백의 독참파 꽃, 메콩강의 탁한 황토물, 승려들의 주황색 승복이 한데 어우러져 눈앞에 선명한 색채의 풍경을 펼쳐 놓는다. 색의 향연 속에서, 열 살배기 손녀는 무릎에 하얀 면포를 펼치고 고개를 숙인 채 바늘을 쥔다. 까만 눈망울은 천을 가르는 실의 움직임을 응시하며, 자신만의 투명하고 완벽한 세계로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손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안타까운 열병을 앓고 있다. "나 너 좋아해." 삐뚤빼뚤한 글씨로 수줍게 건넨 편지에 "나도 그래, 이 이야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는 답장이 돌아왔…
인절미와 개떡 [조남대의 은퇴일기(107)]
가쁜 숨을 몰아쉬며 쌍수정에 다다르니, 탁 트인 시야 아래로 은빛 금강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더운 여름날, 문학기행에 나선 초로初老의 문인들에게 공산성 비탈길은 제법 땀깨나 빼는 여정이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던 땀방울이 시원한 강바람에 씻은 듯이 말라버린다. 경치에 취해 숨을 고를 즈음, 안내자의 구수한 입담이 귀를 파고들었다.이괄의 난을 피해 한양을 떠나 헐레벌떡 도망치던 인조 임금이 충청도 공주 공산성에 일주일 정도 머물 때였다. 먹을 것이 귀하던 피난 시절, 공주의 한 임씨가 찹쌀떡에 콩고물을 묻혀 임금께 올렸다. 허기와 피…
나무고아원[조남대의 은퇴일기(106)]
올림픽대로를 따라 달리다 하남 미사대로에 접어들면 높다란 나무 푯말 하나를 만나게 된다. ‘나무고아원’ 이다. 처음 그 이름을 보았을 때, 가슴 한구석에 묘한 파문이 일었다. ‘고아원’이라는 단어가 가진 쓸쓸하고 시린 느낌과 ‘나무’라는 단어가 품은 푸르고 생기 넘치는 이미지가 한데 섞여 낯설면서도 아련한 울림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이곳은 도로가 넓어지고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도시개발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뿌리째 뽑히거나 상처 입은 수목들을 모아 가꾸는 쉼터다. 밑동이 꺾이고, 껍질이 벗겨지고, 뿌리가 잘려…
굴레의 납덩이 [조남대의 은퇴일기(105)]
우리는 저마다 보이지 않는 무게 하나를 허리에 매단 채 살아간다. 때로는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후회와 상실의 얼굴을 하고 곁에 머문다. 가볍게 살고 싶다는 마음과는 달리, 더 깊은 곳으로 서서히 스며들기도 한다. 그 무게는 가라앉히려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단단하게 견디게 하는 굴레가 아닐까.아래로 가기 위해 기꺼이 몸에 무거운 납을 두르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 바다의 거친 물길을 가르는 해녀들이다. 물질에 나서기 전, 결연한 손놀림으로 5에서 8킬로그램에 달하는납덩이를 허리춤에 단단히 동여맨다. 사람의 몸은 숨을 품고 있어 자…
사진 한 장의 기적 [조남대의 은퇴일기(104)]
비어 있던 방에 온기가 든다. 정적만 감돌던 잔디밭에 낯익은 웃음소리가 층층이 쌓이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라오스의 뜨거운 볕을 온몸에 두르고 건너온 딸네 식구들이 양평의 작은 농원을 찾았다. 기다림 끝에 마주한 재회는 찰나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부터 시간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흐르는 듯했다. 8일간의 짧은 소란이 남긴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가슴 저릿한 이별의 예감이기도 했고, 뜻밖의 사진 한 장에 담긴 기적 같은 안도감이기도 했다.라오스의 뜨거운 볕 아래서 살던 네 명의 딸 식구가 양평 농원의 품에 둥지를 틀었다. 정적…
간이역 [조남대의 은퇴일기(103)]
세상에는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도 그렇다. 오래된 플랫폼에는 여전히 누군가의 기다림과 작별의 여운이 남아 있고, 낡은 의자에는 수많은 삶의 체온이 스며 있다. 빠른 것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지만, 마음은 느린 풍경을 그리워한다. 간이역은 단순히 기차가 머물던 장소가 아니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나누게 한 만남의 공간이었다.여유가 있거나 한가로운 분위기에 취하고 싶을 때면 강변을 따라 이어진 구불구불한 옛 도로를 선택하는 것은 나만의 휴식 방법이다…
지평리의 오래된 숨결 [조남대의 은퇴일기(102)]
숨 가쁘게 돌아가는 시대다. 어제의 이름난 기업이 오늘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다. 오래된 간판과 전통만으로는 더는 생존의 이유가 되지 못하지만, 어떤 것은 오래 살아남는다. 경기도 양평의 작은 마을 지평리에서 조용히 술을 빚어오던 지평양조장이 그렇다. 긴 세월 마을의 풍경처럼 머물러 있던 양조장은 이제 좁은 울타리를 넘어 전국의 술상에 오르고, 바다를 건너 세계인의 입맛까지 두드린다.지평역을 지나 나지막한 지붕들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춰 선 듯한 건물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1925년에 세워진 지평양조장이다. 국가등록…
삶을 받치는 바지랑대 [조남대의 은퇴일기(101)]
우리는 이따금 잊고 산다, 세상에 젖어 있는 것들은 대개 햇볕과 바람의 손길을 지나야 제 빛깔을 되찾는다는 사실을. 봄의 전령이 도착한 양평의 잔디 위 건조대에 널린 빨래를 바라보며 나는 마름의 의미를 떠올린다.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양평 농원이다. 따뜻한 커피잔을 앞에 두고 멀리 백운봉을 바라보며 테크 위 탁자에 앉아있다. 연초록 물이 오르기 시작한 잔디밭 가운데 건조대가 놓여 있고 그 위로 갓 세탁한 빨래들이 봄바람에 몸을 맡긴 채 잔잔하게 춤을 춘다. 하얀 수건과 다양한 빛깔의 옷들이 나풀거리며 내는 소리는 막 잠에서 깨어난…
추풍낙엽 증시
충격에 휘청이는 국장
증시 책임론에 쏙 빠진 정부…오를 땐 정책 덕, 떨어지니 기업 탓?
[단독] 세제 혜택 '약발' 안 먹힌 복귀계좌…4개월 새 2800억 빠졌다
"주식 덕분에 역세권 이사"…증시 폭락에 웃픈 밈·숏츠 확산
대북 리스크 확대
안보 부실과 전략 부재
북한 DMZ 지뢰 도발 한 달째인데…국민의힘 "李 정부 무엇을 했나"
전작권 전환 두고 드러난 韓美 이견…쟁점은
靑, 브런슨 '전작권 조건 변화' 발언에 "美 전체 정부 입장 대변하는 견해 아냐"
검찰 폐지, 공룡 경찰
국민 피해 누가 책임지나
李 "개별 수사 지휘 안 한다"지만…국무회의 보고 범위는 불분명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논란… 李 '제미나이 반박'에 야권 "사법 리스크 방패막이"
'장윤기 사건' 소환된 법사위…檢수사권 폐지 두고 공방 (종합)
부동산 헛발질
늪에 빠진 정책
월세화 빨라지는데 매물은 감소…서울 임대차 시장 ‘이중고’
"집값 안정화"라는데…서울 아파트값 89주 연속 상승
文 이후 최대…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 4년 9개월 만 최고치
요즘것들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담은 기획기사
실버 오크의 반세기 집념, 오크통에 담았다
위스키를 부으니 불꽃이 ‘활활’…아웃백·조니워커의 이색 만남
온라인 밖으로 나온 지그재그…성수서 엿본 성장 전략
법조계에 물어보니
법잘알이 풀어주는 뉴스 속 법 이야기
박균택·양부남 법무장관 물망…李대통령 사건 지휘해도 되나
선관위 직원 사망에 '강압수사' 공방…변호인 입회만으로 적법성 보장되나?
특허법인 앙심에 역삼동 방화 70대…특가법 보복범죄 적용?
외국인 팔자에 코스피 5400선…코스닥도 1%대↓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도세에 5400선까지 밀려났다.코스닥도 1% 넘게 하락하며 양대 지수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5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70포인트(1.08%) 내린 5490.60을 나타내고 있다.지수는 전장보다 51.25포인트(0.92%) 하락한 5499.05로 출발했다.장중 5565.67까지 올랐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479.34까지 밀렸다.수급별로는 외국인이 136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42억원, 388억원을 순매수 중이다.시가총…
외인 1조 팔았지만…코스피, ‘솔리다임 우려’ 해소에 반등
코스피가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철회 소식에 반등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53포인트(0.30%) 오른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지수는 전장보다 130.60포인트(2.36%) 내린 5403.17로 개장한 뒤 장 초반 5305.98까지 밀렸다.하지만 낙폭을 점차 반납하며 상승 전환했다.투자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994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유도했으나 기관과 개인이 각각 8723억원, 527억원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은…
코스피, 어디까지 내리나…美 기술주 급락에 5400선 붕괴
코스피와 코스닥이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나란히 하락 중이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오전 9시 3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49.53포인트(2.70%) 밀린 5384.24를 가리키고 있다.지수는 전장보다 130.60포인트(2.36%) 낮은 5403.17로 개장했다. 장중에는 5305.98까지 밀리기도 했다.투자 주체별로 보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2662억원, 100억원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유도하고 있으나 외국인이 251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기(-…
매매는 숨고르기, 전세는 강세…전국 전셋값 0.12%↑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전세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며 임대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를 확대했지만 전월세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8일 부동산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9월 3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상승했다. 서울이 0.03% 올랐고, 경기·인천이 0.07% 소폭 뛰며 수도권 일대도 0.05% 상승했다.비수도권에서는 5대광역시가 0.02% 오른 반면, 기타지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전국 1…
‘덜 똘똘한 한 채’로 수요 이동…서울 비강남권 집값 강세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저가 지역의 매매가격이 오르며 집값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세 부담이 큰 고가주택보다 낮은 가격대의 ‘덜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밀집되고 있다는 평가다.4일 부동산R114의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10% 상승했다.서울이 0.10%, 경기·인천이 0.15% 오르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0.12% 상승했다. 비수도권에서는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이 각각 0.03%, 0.01% 올랐다.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0.19% 오…
“비싼 한 채보다 덜 비싼 한 채”…서울 중저가 아파트 상승 두드러져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제개편안과 8·13대책 등 정부 정책이 나오며 시장 혼란이 커진 가운데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부동산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8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상승했다. 서울이 0.16% 올랐고, 경기는 0.26%, 인천은 0.08% 상승해 수도권 일대가 0.19% 상승했다.지방 권역별 상승률은 5대광역시 0.04%, 기타지방 0.03% 등이다. 전국 17개 시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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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바꾸는 건강·뷰티·라이프 정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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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앞둔 수험생, 잠 줄이지 마세요"…집중력 지키는 건강관리법
"지방간쯤이야" 방치했다간…간경변·간암까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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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파헤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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