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최대 6억'…노동계 '큰손' 된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위원장 [뉴스속인물]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5.22 17:40  수정 2026.05.22 17:45

총파업 목전에 두고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도출

수개월 간 협상 국면 조율하며 대중적 관심 쏠려

내홍·노노 갈등 직면…도덕성 논란·구설 오르기도

정치권, 차세대 노동계 간판 인물로 최 위원장 주목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지난 20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나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초의 전면 총파업이라는 시나리오를 피했다. 노사 양측은 총파업 예고 시점을 90분 앞둔 지난 20일 밤 막판 교섭 끝에 임금·단체협약을 잠정 합의했다. 노조 찬반투표(22일 오후 2시~27일 오전 10시)로 잠정 합의안이 통과되면 작년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갈등은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수개월 간 협상 국면을 조율하며 전면에 나선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 2024년 2월 공식 출범했다. 최 위원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지부는 사내 최대 노조로, 지난 4월 삼성그룹 역사상 최초로 '과반수 노조' 지위를 확보하며 강력한 사내 교섭권을 쥐게 됐다. 2025년 여름 기준 6000여명에 불가했던 조합원의 수는 현재 7만명 수준에 달한다.


특히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최 위원장 지휘 아래 성과급 상한 폐지와 특별성과급 신성을 요구하며 평택캠퍼스 앞 대규모 결의대회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이번 임금협상 잠정합의로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경우 자사주 포함 1인당 최대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수령할 것으로 추산돼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성과인센티(OPI) 제도 개편'과 '적자 사업부 보상'이었다. 최 위원장이 이끄는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 수준으로 명문화하고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성과급 지급 기준에 미달하는 적자 사업부에도 일정 수준의 보상을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측과 대립해 왔다.


갈등이 심화되던 지난 20일 오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되자 최 위원장은 브리핑 도중 소회를 밝히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최대한 많이 양보했음에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총파업 강행에 따른 중압감과 협상 결렬로 인한 책임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 ⓒ 연합뉴스

협상 과정에서 최 위원장은 내홍과 노노(勞勞) 갈등에 직면하기도 했다. 조합원이 반도체(DS) 부문에 편중돼 있어 모바일·가전(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사내 소통방에 노조 분리를 언급했다가 조합원 수천명이 탈퇴 신청하는 일이 발생하며 비판을 받았다.


대규모 총파업 직전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온 행보와 대의원회 없이 새로 신설된 노조규약을 통해 최 위원장 본인이 1000만원 상당의 직책수당을 수령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도덕성 논란에 직면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법원은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 파업을 불허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는데, 과거 최 위원장이 유튜브에서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의 명단을 관리해 강제 전배 및 해고를 시키겠다"고 발언한 내용이 '블랙리스트 및 강제 점거 암시'로 해석돼 법원 판단에 결정적 근거로 작용하는 등 구설도 잇따랐다.


이 같은 잡음에도 최 위원장은 막판 자율 교섭을 통해 평균 6.2%(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의 임금 인상률과 함께 'DS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적자 사업부 최소 1억6000만원 보장 등 실리적 합의를 이끌어내며 노조의 승리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도 최 위원장을 차세대 노동계 간판 인물로 보고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2028년 치뤄지는 제23대 총선을 겨냥해 최 위원장을 인재 영입 최우선 후보로 고려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1990년생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파운드리 제조 분야에서 근무하며 생산 현장을 경험했고, 직원 교육과 시스템 관련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동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인 3년 전, 사내에서 손재주를 인정받아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공식 유튜브 채널에 클레이아트 능력을 갖춘 임직원으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해당 영상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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