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성 사라진 한국 축구, 아시안컵 우승은 공염불? [기자수첩-스포츠]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7.02 07:00  수정 2026.07.02 07:00

홍명보 감독 사퇴로 내년 1월 아시안컵 앞두고 사령탑 공석

월드컵 이후엔 어김없이 지휘봉 내려놓는 사령탑들

준비 시간 부족에도 매번 아시안컵 우승 외치는 아이러니

홍명보 전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뒤 선수단 일부와 함께 귀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2강 토너먼트 진출 실패로 한국 축구는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월드컵에서 팀을 지휘했던 홍명보 감독이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이미 이번 대회를 끝으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해온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승점 3을 기록, A조 3위에 자리했다. 와일드카드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지만 조 3위 팀 간 경쟁에서 32강 진출 마지노선인 8위 밖으로 밀려나 탈락했다.


홍명보호는 최종 34위로 대회를 마쳤는데, 기존 32개국 체제였다면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을 성적에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7 아시안컵으로 향한다.


아시안컵은 월드컵 다음으로 비중이 큰 대회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상처받은 팬심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은 매년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지만 1956년과 1960년 열린 1, 2회 대회 연속 우승 이후 무려 67년간 아시안컵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만약 아시아 정상에 오른다면 이는 한국 축구의 부활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상과는 달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계약 기간이 아시안컵까지였던 홍명보 감독의 자진 사퇴로 대표팀은 새 사령탑을 구해야 하는데 사정이 녹록지 않다.


정몽규 회장 13년 체제가 막을 내리고 새 수장 선출로 협회가 혼돈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와중에 새 감독을 세울 만한 여력이 있을지 미지수다. A대표팀 사령탑은 신임 협회장의 의중도 중요한데 협회장 선거가 끝나고 새 감독을 뽑게 된다면 선임이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2024년에 열린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사실 아시안컵을 이끌 사령탑은 매번 대표팀의 리스크이기도 했다.


아시안컵은 본래 1956년부터 4년 주기로 짝수 연도마다 개최하는 대회였으나 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이벤트와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007년부터 개최 연도를 1년 앞당겨 홀수 연도에 열게 됐다.


2011년부터는 매년 대회가 1월에 열리고 있는데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 이후 아시안컵까지 연속성을 가져가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이 재계약을 고사하면서 대표팀은 2011년 1월 카타르 대회를 조광래 감독 체제로 나섰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에는 홍명보 감독의 자진 사퇴로 2015년 호주 아시안컵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치렀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는 신태용 감독과 재계약 실패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팀을 이끌고 2019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섰다.


또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에는 벤투 감독과 재계약 실패로 2024년 1월에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나섰다.


결과적으로 월드컵에서 팀을 이끌었던 감독들이 모두 물러나면서 신임 감독 체제에서는 이듬해 1월에 열린 아시안컵까지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결과는 모두 우승 실패였다.


이번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홍명보 감독의 후임은 팀을 꾸리는데 반년의 시간도 부여받지 못하고 아시안컵에 나서야 한다. 충분하지 않은 시간 동안 팀을 완성해야 하는 사령탑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신임 사령탑은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외치겠지만 냉정하게 정상 도전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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