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을 향한 성급한 단죄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5.31 07:00  수정 2026.05.31 07:00

배우 김수현.ⓒ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난 26일 고(故) 김새론의 사망 원인이 배우 김수현의 채무 압박 때문이라는 등의 허위 내용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구속됐다. 김 대표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구속영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의 범벅"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김 대표는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김새론과 교제했고 김새론 사망 원인이 김수현 측의 채무 변제 압박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혐의와 더불어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자료를 내세워 김수현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1년 여 간 사건을 수사한 강남경찰서는 김 대표가 AI 등을 써서 녹취록이나 메시지 등을 조작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명예훼손·협박·강요미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김 대표가 강력 반발했으니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 일은 정말 이상한 사건이었다. 가세연과 김새론의 유족 측은 김수현이 거짓말을 한다면서 증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 신고해서 진실을 가리고 김수현에게 심판이 내려지도록 하면 될 일인데 김새론 관련 사적인 내용들을 하나씩 터뜨리면서 여론전을 펼치는 것처럼 보였다. 김새론의 명예를 위해서라고도 했는데, 생전의 사적인 내용들이 까발려지는 것이 고인의 명예에 무슨 득이 된단 말인가?


더군다나 가세연과 유족 측이 공개하는 일부 자료들의 신빙성이 의심 받는 정황이 나왔는데도 이렇다 할 해명 없이 계속 폭로와 주장만 이어갔다. 그렇다보니 의아함이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더 이상한 건 우리 사회의 반응이었다.


많은 매체와 누리꾼들이 가세연과 유족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김수현을 공격했다. 사실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김수현은 이미 악마가 돼버렸다. 언론은 김수현이 수백 억원의 위약금이나 배상금을 물게 될 거라는 보도들을 쏟아내면서 김수현 매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수현이 악마화 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김수현 측의 빚 독촉 때문에 김새론이 죽음으로 내몰렸다는 주장이었다. 김수현 측 소속사가 김새론에게 빚 독촉하는 내용 증명을 두 차례 보낸 것에 대해 엄청난 질타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건 김수현 측의 선행으로 볼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헤어진 지 4년 된 전 여자친구가 형편이 어렵다고 하자 7억원을 빌려 주고 2년 여 기간 동안 빚 독촉을 2번 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빚 독촉을 거의 안 한 수준인데 심지어 그 독촉조차 빚을 탕감해주기 위한 형식적 독촉이었다고 했다.


회사가 아무 이유 없이 채권을 포기할 순 없기 때문에 빚을 받으려고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형식적으로 독촉했고, 그런 배경에 대해 당시 김새론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선행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이니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김수현을 악마로 단정했다. 애초에 김새론의 사망 원인을 김수현에게서 찾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


누군가가 사망했으면 그에게 최근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김수현은 김새론의 5년 전 남자친구였다. 김새론에게 최근 5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살피지 않고 5년 전 남자친구인 김수현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그러면서 가세연과 유족 측이 주장하는 내용과 자료들을 맹신하고 사태를 키웠던 것이다. 당시 국제적인 스타로 부상했던 김수현은 이 일로 아예 활동을 못하게 됐다. 이제 와서 만약 억울하다고 결론이 나도 김수현의 피해는 누가 보상한단 말인가?


최종 결론은 향후에 법정에서 나게 될 텐데,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김수현 사태 당시에 우리 사회가 매우 이상하게 반응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누구도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쪽 말만 일방적으로 듣고 반대편을 악마화했다는 점 말이다.


7억원 이슈처럼 선행일지도 모르는 일을 악행으로만 단정하고 김새론 죽음에 최근 5년 간 벌어진 다른 일들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는데 5년 전에 헤어진 김수현에게서만 원인을 찾으려고 했던 부분 등이 나중에 법정에서 어떻게 결론이 나든 문제가 있는 행태였다. 사회적 단죄를 하려거든 사실관계가 분명해진 다음에 했어야 한다. 김수현을 향한 단죄는 너무나 성급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