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우리 장병들, 북한군 지뢰에 심각한 부상 당해"
軍 대응 수위 높고 고심…성명 발표·전단지 살포 등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9월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우리 군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을 북한군의 지뢰에 의한 도발로 지목하면서 향후 군의 대응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북한의 목함지뢰 사건의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실효적이고 강경한 대응을 한 바 있다.
1일 군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달 30일 DMZ 지뢰 추정 폭발의 원인에 대해 '북한군의 지뢰'라고 분명하게 명시했다. 지난달 21일 DMZ 내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 지점에서 폭발이 발생해 우리 군 3명이 중·경상을 입은지 9일 만이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지난 9월 21일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합참은 폭발 지점의 화구 및 폭발 화염 형태, 피해 장병의 부상 정도, 작전 인원의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결과적으로 북한군이 군사적 행위로 우리 영토를 침범한 것도 모자라 군 장병에게까지 큰 부상을 입히는 등 국가안보 차원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상황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전협정 위반이 맞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고'였던 이 상황은 이제 '사건'이 됐다.
우리 군은 현재 대응 수위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성명 발표부터 전단지 살포나 확성기 방송 등 대북 심리전으로 응수해왔다. 이중 대북 방송은 북한 체제를 흔들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수단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는 9월 29일 DMZ 지뢰 폭발 사고 합동 현장조사시 발견한 북한 수지반보병지뢰 사진을 공개했다. ⓒ뉴시스
지난 2015년 북한 목함지뢰 사건이 대표적이다. DMZ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자 우리 군은 사고 발생 6일 만에 확성기를 설치해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큰 부담을 느낀 북한은 목함지뢰 사건을 자백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당시 북한 서열 2위였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판문점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김 선생, 나 좀 살려주시오"라고 언급하며 확성기 방송을 멈춰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직접 "대조선확성기"를 언급한 점 역시 그만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전방부대에서 확성기 설치와 같은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으로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을 취임 1주일 만에 뒤집은 만큼, 이를 다시 뒤집는 건 정치적으로도 부담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북한과의 대화를 강력히 희망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적다.
그렇지만 효과도 없는 성명만을 낼 경우 국민적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번 북한의 도발이 그동안 군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 탓이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상응 원칙에 한참 모자라는 성명 발표는 정부와 군 당국을 향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군 내부에서도 새어나온다.
대안 중 하나로 MDL 남쪽에 북한군의 지뢰지대로 의심되는 지역에 대한 제거작전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미군의 '폴 버니언 작전'(미루나무 제거 작전)처럼 MDL 남쪽에 지뢰지대로 의심되는 지역을 먼저 갈아엎으면서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더는 북한이 우리 영토를 침범한 것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고, 이후에도 북한군이 MDL을 넘어오면 경고사격부터 조준사격까지의 원칙 대응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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