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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부실채권' 급증하고 있는데…대응 속도는 '느림보'


입력 2025.04.30 06:48 수정 2025.04.30 06:48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대손충당금 적립 속도보다

못 갚는 빚이 더 빨리 늘어나

경기 침체에 미국 관세까지

앞으로가 더 문제 '예의주시'

리스크 도미노 차단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대응 여력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보다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있는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경기 회복 지연에 당분간 한계 차주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은행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올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평균(단순 합산 기준) 169.8%로 전년 동기 대비 58.3%포인트(p) 하락했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금융사가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축소됐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은 이들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1년 전보다 91.1%p 감소하면서188.4%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측은 "한계차주가 늘어나며 부실채권이 급증증했다"면서도 "현재 타사 대비 비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동안 53.9%p 감소하면서 162.5%, 신한은행은 48.7%p 줄어 159.3%를 보였다. 이어 국민은행은 1분기 말 168.9%로 39.3%p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을 늘려 적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부실 대응 능력이 저하된 건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의 NPL 잔액은 1분기 말 4조82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2103억원, 33.5% 급증했다.


반면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8조17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0억원, 1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은 아직까지는 부실을 흡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NPL커버리지 비율 역시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경영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부실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잠재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와 수출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깔려있는 상황이라 부실채권 증가세가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금보다 부실 자산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 은행 입장에선 리스크를 관리할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되고 결국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가 빠른 시일 안에 회복하지 않는 한 은행의 리스크 흡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건전성 관리를 위한 비용을 잘 조절하는 게 올해 은행권의 과제"라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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