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0% 돌파 李, 정책 행보 착착
국힘 후보들, 정책·비전 경쟁 안 보이고
'李 때리기' '탄핵·외모 논쟁'만 부각돼
4강 후보들, 정책 세일즈 경쟁 돌입하길
30%대 박스권 지지율을 뚫고 최근 지지율 50%를 돌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차분하게 정책 행보를 이어가며 '준비된 대통령 후보'의 면모를 뽐내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인공지능(AI) 업체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한 데 이어 콘텐츠·웹툰 업계 종사자 간담회, 자본시장 활성화 간담회 등을 잇따라 가졌다.
또 이 후보는 선거 캠페인 각종 홍보물에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과 보수정당 상징색인 빨간색을 함께 섞어 쓰고 있다. '중도·보수 지지층'까지 끌어안겠다는 굳건한 의지로 읽힌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공개한 대선 출마 선언 영상에서도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가 아니라 어떤 게 더 유용하고 필요하냐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에는 보수 논객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후보가 외연 확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지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후진 기어를 넣고 질주하는 모습이다. 정책과 비전 경쟁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키높이 구두' '보정 속옷' '눈썹 문신' 논란 등 부질없는 외모 논쟁을 벌이면서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계엄·탄핵 찬반 프레임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이재명 때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흥행몰이에 실패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의 지지율을 다 합쳐봐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상황이지만, 크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국민의힘은 대단히 불리한 구도에서 선거를 시작하게 된 게 사실이다. 계엄·탄핵 사태에 대한 진실한 성찰을 바탕으로 국민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비전 경쟁을 통해 눈길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국민의힘 1차 대선 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 중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후보가 2차 경선 진출자로 22일 확정됐다. 이제는 '이재명 심판론' '외모 설전'에서 벗어나 경제·민생·외교 정책 세일즈 경쟁을 본격적으로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