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통합 첫 국회 설득전… 김형동 도당위원장 면담 거부에 '삐걱'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01 15:10  수정 2026.10.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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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동 "정권 되찾은 뒤 통합"

면담 불발에 북부권 대책만 전달

도당위원장 반대가 특별법 변수로

"민주당에 '합의부터' 명분" 우려

김승수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황명석 경북도부지사(왼쪽), 김정기 대구부시장과 대구경북행정통합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정기국회 처리를 위해 국회에서 첫 공동 설득전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인 김형동 의원(안동·예천)과의 면담이 불발되면서 초반부터 내부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국회와 여권을 움직이려면 지역 정치권부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시·도의 구상이지만, 정작 경북 정치권의 구심점인 도당위원장이 행정통합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특별법 처리의 변수가 됐다.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 공동단장인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황명석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난달 30일 국회를 찾아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승수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을 잇달아 만났다. 김형동 의원에게도 북부권 소외 우려에 대한 대책과 특별법 보완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었다.


김 의원은1일 본지와 통화에서 행정통합과 관련해 "정권을 우리(국민의힘)가 찾아오면 통합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가 경북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도당위원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TK 정치권의 의견 결집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명석 경북도부지사(왼쪽)와 김정기 대구부시장(오른쪽)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찾아 서영교 국회법사위원장에게 대구경북행정통합 건의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부단체장 '투톱' 격상했지만… 경북 창구 닫혀


김 부시장과 황 부지사는 지난달 14일 확대 출범한 추진단의 공동단장이다. 시·도는 기획조정실장급이던 추진단장을 부단체장급으로 격상했다. 시·도가 따로 움직이지 않고 공동 전선을 꾸려 국회와 정치권을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시·도는 전날 김 의원에게 통합 이후 북부권 소외 우려를 해소할 균형발전 방안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계획이었다. 도청신도시의 행정복합발전지역 육성, 균형발전기금의 낙후지역 우선 배분, 기존 시·군 사무와 권한의 유지·확대 등이 핵심이다.


시·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회동을 앞두고 황 부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결국 추진단은 김 의원실 관계자에게 북부권 특례 방안을 건네는 선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일정 문제라기보다,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김 의원이 추진단과의 대면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면담 거부'로 보는 시각에 대해 김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못 만난 게 아니고 다 소통했다. (추진단) 메시지는 (이미) 우리가 다 아는 것"이라며 "다른 일정도 있었고 말씀은 다 들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형동 "정권 찾아오면 통합하겠다"


김 의원은 안동·예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경북도당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입장을 당 전체의 입장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통합 찬반을 경북 국회의원의 단순 다수결로 결정하는 방식을 고수하면 안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12대 1이다. 10대 3이다'는 식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며 "소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중적 지위가 있다"며 "제 지역구를 지키는 것도 있고 도당위원장으로서 할 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당위원장으로서 지역 의원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지 절대 내가 그걸 미리 가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동·예천 지역구 의원으로서 갖고 있는 행정통합 반대 입장과 경북 의원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도당위원장 역할은 구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행정통합 자체에 대해서도 '정권 교체'를 전제로 한 신중론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을 찾아오면 통합하겠다"며 행정통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통합에 필요한 권한과 재정 지원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갖춰진 뒤 통합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통합 추진의 실익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두 개의 방을 쓸 수 있는데 굳이 규모를 줄여 한 개의 방을 쓰겠다고 나서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대구와 경북을 단순히 하나로 합치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며, 통합을 통해 실제 얻을 수 있는 권한과 재정, 지역별 손익부터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합에 따른 정부의 재정 지원 역시 TK통합 추진의 명분이 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전남·광주 사례를 언급하며 행정구역을 합치더라도 지역 간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손실이 훨씬 더 클 수도 있다"며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뿐 아니라 부작용과 지역별 손실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어떤지, 과거 진행하다 멈춰 있는 공론화 과정은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며 "결론을 정해 놓고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도당위원장의 반대, 무게가 다르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내건 시·도와는 상당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시·도는 지난 14일 추진단 첫 회의에서 통합 이후의 세부 문제는 단계적으로 협의하되, 특별법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구와 경북의 입장을 하나로 묶어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기로 하고, 지역 국회의원 연석회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도의 고민이 깊은 건 김 의원이 지난달 5일 취임한 경북도당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안동·예천과 북부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과 별개로, 도당위원장은 경북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대구시당과 공동 현안에 함께 대응해야 하는 자리다.


국민의힘 중앙당의 기존 입장과도 거리가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광주 군공항 전투기의 예천 임시배치 문제도 김 의원 지역구의 민감한 현안이다. 김 의원은 앞서 "지역 주민들이 공군 제16전투비행단 훈련으로 이미 소음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며 "광주 군공항 전투기의 추가 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군공항 문제로 예민해진 지역 민심이 김 의원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설득에 앞선 과제는 '내부 조율'


TK 특별법은 지난 2월 법사위에서 지역 내 이견을 이유로 처리가 보류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북도당위원장의 공개 반대가 민주당에 처리 지연의 명분을 다시 쥐여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승수 시당위원장은 전날 두 공동단장에게 "대구·경북 현안을 풀려면 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10월 중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공동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6일에는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이 머리를 맞대고 2028년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는 건의도 나올 예정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도당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 이해만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경북 정치권 전체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자리"라며 "통합에 반대하더라도 시·도의 설명을 듣고 대안을 논의하는 것이 먼저인데, 논의 테이블에도 앉지 않는다면 민주당에 '지역 합의부터 해오라'는 명분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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