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사실 모두 유죄…참회 태도·피해 회복 노력에도 부정적 평가
"사형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 단정 어려워"…영구 격리 필요성은 인정
법조계, 선처보다 무기징역을 통한 영구 격리에 무게
재판부 가석방 불허 강조…형 집행 과정에서도 선처 배제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뉴시스
성범죄를 목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피해의 중대성과 사회적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사형 대신 영구 격리로 형벌 목적을 달성하려 한 것으로 분석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검찰은 앞서 사형을 구형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귀가하던 고교 2학년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래 남학생도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장윤기가 범행 후 태연하게 행동했고, 수사와 재판에서도 진정한 참회보다 상황을 모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피해 회복 노력도 없다고 봤다. 유족의 고통과 지역사회에 안긴 공포, 범행의 동기와 수법 등을 고려해 영구적인 사회 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형 선고를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택했다. 장윤기에게 적용된 강간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대법원은 사형을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보고, 범행에 대한 책임과 형벌의 목적에 비춰 그 선택을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허용한다. 범행 경위와 피해, 반성, 재범 위험 등 양형 조건도 철저히 심리하도록 요구한다.
재판부는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라는 점과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되지 않은 점, 대법원 판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윤기가 생존하는 동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 법관 모두의 견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 집행 단계에서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택하면서도 선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재판부가 공개한 양형 이유는 피해의 중대성·사회적 위험성·영구 격리의 필요성으로, 일반적인 의미의 양형상 감형 사유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징역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는 설명은 사형 대신 영구 격리로 형벌 목적을 달성하려는 취지인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사형 집행이 장기간 중단돼 있다는 점에서 법원도 사형 선고 자체는 매우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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