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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100달러 남기고 떠난 교황…‘가난 서약’ 무보수 봉사


입력 2025.04.23 15:18 수정 2025.04.23 15:43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교황청이 22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 시신이 고인의 유언에 따라 장식없는 관에 안치된 모습을 공개했다. 교황은 순교를 상징하는 붉은 예복을 입은 채 평온한 모습으로 누워 있다. 머리에 고위 성직자의 모자인 미트라를 썼고 포갠 손 위에는 묵주가 놓여 있다. ⓒ AFP/연합뉴스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로 불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를 일기로 선종한 이후 남긴 재산은 100달러(약 14만 2390원)에 불과한 것으로 달려졌다


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는 22일(현지시간) 교황이 선종 이후 남긴 재산이 100달러로 집계됐다고 유명인 순자산 전문 사이트인 셀레브리티 넷워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추기경의 월급은 보통 4700달러에서 590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즉위 후 교황청에서 무보수로 봉사했다. 그는 2013년 3월 교황에 즉위한 후 월급을 수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가 예수회 출신 성직자로서 평생 청빈한 삶을 이어가겠다고 ‘가난 서약’을 했기 때문이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교황은 즉위 전까지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후에도 작은 아파트에서 살며, 추기경에게 배정된 고급 승용차가 아닌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교황의 이런 성품은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라고 지은 것에서도 드러난다. 프란치스코(1181∼1226)는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으로 ‘가난한 자들의 성자’라고 불리는 성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한 바오로, 요한 또는 베네딕토 등의 교황명을 사용하지 않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기 위해 최초로 프란치스코란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혔다.


검소한 생활은 즉위 후 바티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화려한 바티칸 내 교황 전용 숙소를 마다하고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했다. 또한 교황의 상징인 금 십자가 대신 낡은 십자가를 착용하고, 화려한 빨간 구두 대신 평범한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


이러한 교황의 검소함은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빈용 고급 의전차량 대신 기아의 ‘쏘울’ 차량을 이용한 것에서도 볼 수 있다. 방한 당시 교황이 착용한 20년 된 철제 십자가, 낡은 구두와 오래된 가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은 그 스스로가 지난 11월 개정한 장례법에 따라 간소화된 절차대로 오는 26일 바티칸에서 거행된다. 그의 시신은 3개의 관(삼중관)이 아닌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1개의 목관에 안치됐다. 그의 유언에 따라 일반적인 교황의 묘지인 성베드로 성당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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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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