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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이낙연, '反明 연대' 합류설에…민주당 '이재명 대세론' 영향 촉각


입력 2025.04.30 04:00 수정 2025.04.30 10:39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민주당 "국민 정면으로 배신하는 짓"

호남 의원들도 "조용히 살라" 맹비난

새민주 "이낙연, 민주당의 아킬레스건"

이낙연, '반명 연대' 가능성에 "반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반명(반이재명) 빅텐트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6·3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재명·윤석열 동반청산'을 기치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당은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짓"이라며 견제에 나섰다.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대세론'에 흠집을 낼 표 분산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29일 이낙연 상임고문의 대선 출마와 '반명 연대' 합류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행보를 지켜봐야겠지만, 내란세력들과 함께 '반명 연대'를 만들겠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이 상임고문을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앞서 이 상임고문은 전날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4월 말·5월 초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 대행을 비롯,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구(舊)여권 대선후보들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상임고문이 제시한 연대의 조건은 △위기극복 △정치개혁 △사회통합이다. 그는 이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평가한 뒤 연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진성준 의장은 "민주당 출신으로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국무총리까지 역임한 분이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며 "(반명 연대 합류는)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분이 소위 '빅텐트'의 한 부분인 것처럼 언급되는 상황이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이 상임고문의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법치주의가 위태로워진다" "(민주당이) 3년간 (이재명) 방탄 외 국민을 위해 한 일이 뭔가"라는 등의 작심 비판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이 상임고문의 반명 연대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비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새민주당과 마찰음을 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 뜻을 밝혔다는 언론보도를 공유한 뒤 "민형배 76.09%, 이낙연 13.84%. 22대 총선, 이 처참한 총선 낙선 후 대권 도전이라? 사람 참 추하다"라며 "누구랑 단일화하느니 마느니 경유형 철새 짓 하지 말고 완주하길 바란다. 돈 쓰고 0점대 득표율로 쓴맛을 보기 바란다"고 이 상임고문을 비꼬았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정상국가를 향해'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 시국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남평오 새민주당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못된 정치가들은 패배자에게 조롱을 하고 상처를 주고 다시는 제기할 수 없도록 잔인하게 모욕한다"며 "특히 이재명의 정치가 그렇다. 정청래는 모든 것을 이재명을 따라한다. 이들은 국민이 겪은 실패와 좌절도 이와같이 조롱하면서 권력의 영광을 뽐낼 것이다. 자신의 승리와 이익만 챙기는 것은 사이비 정치가"라고 맞받아쳤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도 일제히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은 페이스북에 "내란동조정당 국민의힘,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의 아바타 한덕수와 빅텐트라니 제정신이냐"라며 "호남의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남은 여생 조용히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도 "이낙연! 더 이상 당신의 입에 호남을 올리지 마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내란사태 이후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그가 출마를 하는 것, 특히 한 대행이나 내란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너무 나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그가 만약 국민의힘이나 한덕수와 연대하더라도 '이재명 대세론'에 타격을 줄 것 같진 않고, 일시적 시선 분산 정도의 찰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새민주당은 이같은 민주당의 파상공세 배경을 이 상임고문에 대한 두려움 탓이라고 주장했다. 새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상임고문이 출마해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예측이 되지 않는데 대한 두려움과 견제"라며 "이 상임고문 출마로 인해 이재명 후보에 대한 표 분산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이재명의 '아킬레스건'이 이낙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 상임고문은 이날 KBS광주 라디오에서 '반명 빅텐트에 함께 할 가능성이 몇% 정도냐'라는 질문에 "반반"이라며 "연대의 문을 닫지 않고 절차대로 진행하겠다. 누구를 반대한다는 것만으로는 명분이 부족한 만큼, 당장 절실한 위기극복·정치개혁·사회통합에 뜻을 함께해달라고 요구했고 국가의 위기를 구하는 데 필요하다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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