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전국 검찰 미제사건 16만4822건…대부분 경찰 등 송치사건
송치사건 공소청이 승계…직접수사 사건은 중수청·경찰 등으로 이관
공소시효 임박 등 불가피한 사건, 공소청서 최장 90일간 계속 수사
법조계 "담당자 변경·기록 재검토에 수개월…사건 표류 늘어날 수도"
검찰청 간판이 철거되고 공소청 간판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서 전국 검찰청에 쌓여 있는 16만여건의 미제사건도 사건 성격에 따라 처리 주체가 달라진다. 경찰이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등이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공소청이 승계해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하는 반면, 검사가 직접 수사하던 사건은 중수청이나 경찰 등 소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다. 법조계에서는 담당 기관과 수사 인력이 바뀌는 과정에서 기록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사건 처리 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검찰의 미제사건은 총 16만482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 16만5020건보다는 198건 줄었지만 지난 5월 말 13만3696건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3만건 넘게 늘어난 규모다.
다만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미제사건 16만여건이 검찰청 폐지와 동시에 모두 중수청이나 경찰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검찰 미제사건은 크게 경찰·특사경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를 마치고 넘긴 송치사건과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인지사건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99% 이상을 차지하는 송치사건은 다시 수사기관으로 일괄 이관되지 않고 공소청이 승계해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반면 검사가 범죄 혐의를 직접 인지해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원칙적으로 중수청이나 경찰·해경 등 소관 수사기관으로 이송된다. 대검찰청은 이미 이날 즉시 이송할 직접수사 사건과 신속하게 처리할 사건을 내부적으로 분류하고 관계기관과 이관 방안을 논의한 상태다. 다만 직접수사 미제사건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 성질상 계속 수사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도 인정된다. 이 경우 공소청 검사가 법 시행일로부터 최장 90일간 기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해당 기간에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사건을 소관 수사기관에 넘겨야 한다.
중대범죄수사청ⓒ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히 검찰이 직접 수사해 온 대형 부패·경제범죄는 이관 이후 새로운 담당자가 방대한 기록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대형 경제·부패 사건은 수사 기록만 수만에서 수십만 쪽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관이나 담당 검사가 바뀌면 기록 파악과 쟁점 정리, 진술 신빙성 검증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출범하는 중수청의 인력 구성과 조직 체계, 디지털 포렌식 등 특수수사 인프라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까지는 이관된 복잡한 사건들을 즉시 소화하기 어려워 병목 현상이 심화될 소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송치사건 역시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부터 공소청 검사는 경찰 등이 송치한 사건에서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해당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6만5913건에 달했다. 또 법무부가 경찰 송치사건 처리 건수가 많은 전국 12개 검찰청을 조사한 결과 지난 4월 기준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실시한 비율은 44.3%로 집계됐다.
김 변호사는 "검사가 미진한 부분을 직접 불러 조사하거나 자료를 받아 며칠 내로 해결하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경찰이나 중수청에 요구서를 보내고 회신을 기다려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사건이 공소청과 경찰·중수청 사이를 오가며 수개월씩 표류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도 "기관 신설과 사건 이관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충실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과거에도 반복적인 보완수사 요구로 사건이 지연되는 경우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로 이를 해소했는데,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이상 사건 처리가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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