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신세계, 광주서 복합개발 경쟁 본격화
2029~2033년 쇼핑·숙박·레저시설 순차 개장
광주 거점으로 담양·여수 등 전남 관광 연계 기대
더현대 광주 조감도ⓒ현대백화점그룹
관광객의 주요 여행 동선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던 광주가 대형 유통기업들의 잇단 투자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유통공룡들이 잇따라 대규모 복합시설을 추진하면서 쇼핑뿐 아니라 미식과 문화·엔터테인먼트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가 확충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들이 전라도 광주에 대규모 복합시설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지역 유통시장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2029~2033년을 목표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문화·공연·숙박·레저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한 문화 자원에 남도 미식까지 갖춘 도시다. 무등산을 중심으로 자연환경과 근현대사의 흔적, 예술과 민주주의의 도시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문화·역사·미식이 어우러진 관광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부산이나 제주 등 다른 지역 관광거점과 비교하면 관광객이 찾는 대표 목적지로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화와 먹거리를 소비한 뒤 관광객이 하루 이상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쇼핑·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관광객의 실제 여행 동선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의 지역별 방문율은 부산이 16.2%, 강원이 4.9%를 기록한 반면 광주는 0.7%에 그쳤다. 전남도 0.6%로 1%를 밑돌았다.
이런 가운데 광주에 대형 유통기업의 투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추진 중인 굵직한 사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광주’ ▲신세계의 ‘더 그레이트 광주’ ▲신세계프라퍼티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등 3개로 요약된다.
광주에서 추진 중인 대형 유통 프로젝트 비교.ⓒAI 이미지 삽화
광주 복합쇼핑몰 경쟁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11월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쇼핑과 여가·휴식·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형태다.
더현대 광주는 올해 초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029년 개장을 목표로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더현대 광주는 초대형 복합쇼핑타운 ‘챔피언스시티’ 내 핵심 시설 역할을 맡는다. 연면적은 약 19만5000㎡, 더현대 서울의 약 1.5배 규모다.
특히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챔피언스시티에는 약 1만8000평 규모의 특급호텔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쇼핑과 문화·엔터테인먼트를 즐긴 뒤 곧바로 숙박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단순 방문형 상권을 넘어 체류형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인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의 거리’도 조성된다. 약 1만5000평 규모로 기념품과 야구 테마 먹거리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여기에 옛 방직공장 건축물을 활용한 약 3000평 규모의 광주 근현대 산업유산을 활용한 ‘역사문화공원’도 만들어진다.
그레이트 광주ⓒ신세계백화점
신세계도 광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신세계가 광천터미널 일대에 추진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가 대표적이다. 총사업비 약 3조원을 투입해 백화점뿐 아니라 버스터미널과 호텔·공연장·업무·주거·의료·교육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대형 복합개발 사업이다.
더 그레이트 광주는 백화점뿐 아니라 터미널과 호텔·오피스·교육·의료·주거시설 등을 한데 모은 ‘콤팩트시티’를 지향한다.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처럼 다양한 기능을 한 공간에 집약해 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체 연면적은 약 25만7000평이다.
신세계는 지난 2월 사전협상을 마쳤으며 3월 지구단위계획 변경 인허가를 신청해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허가가 마무리되면 건축·경관심의와 건축 인허가를 거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백화점 신관은 2029년 준공을, 전체 사업은 2033년 완료할 계획이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신세계프라퍼티
광주 외곽에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추진하고 있다. 어등산 관광단지 약 12만6000평 부지에 스타필드와 숙박·휴양·레저시설을 결합해 쇼핑몰 자체를 하나의 여행 목적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신세계가 광천터미널 일대에 도심형 ‘콤팩트시티’를 조성한다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어등산에 숙박과 휴양·레저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시설을 만드는 셈이다. 특히 기존 스타필드에서 나아가 쇼핑과 휴양·레저를 함께 즐기며 2박3일 이상 머무르는 ‘스테이케이션’을 지향한다.
사업은 3단계로 추진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관광단지 개발계획 변경 인허가를 준비 중이며 2030년까지 스타필드와 보타닉가든·콘도·드라이빙스쿨 등 1·2단계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후 레지던스와 부대시설 등을 추가해 2033년 전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 광주서 전남까지…관광 수요 확산 열쇠는 ‘연계상품’
이처럼 세 사업은 각기 다른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단순한 유통시설을 넘어 체류형 공간을 지향한다. 유통시설이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지역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는 하나의 콘텐츠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이 활성화될 경우 효과가 전남 관광지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광주에서 차량으로 담양·나주·화순은 30~50분 안팎, 목포·순천·여수도 1~1시간30분가량이면 이동할 수 있어 광주를 거점으로 인근 지역을 함께 둘러보는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다만 대형 복합시설의 개장만으로 관광도시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광주와 전남 주요 관광지를 잇는 교통망과 관광상품 개발, 외국인을 위한 이동·안내 편의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광주는 당일 방문이 가능한 도시가 됐다”며 “향후 대형 복합시설을 통해 광주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담양·나주·목포·여수 등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체류 수요를 전남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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