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HUG 사장이 8월 20일 서울 여의도 HUG 서울서부지사에서 열린 ‘전월세 안심신탁 HUG 기관장 브리핑’에서 안심신탁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세사기 사건의 급증에 따른 전세보증금 지급이 증가하고 HUG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사라지고 보증부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임차인의 주거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월세를 전세로 유도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
전월세 안심신탁제도는 임대인이 먼저 신청해 임차인을 매칭받거나, 임대인·임차인이 협의 후 함께 신청하는 방식이다.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전세금을 전월세 안정화기구에 예탁하면 HUG가 주택공급 활성화펀드로 운용해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월 고정된 이율 약정에 따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제도가 임대차시장에 정착되면 임차인은 전세사기를 걱정하지 않게 되고, 임대인은 안정적인 월세를 받는 장점이 있다.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임대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운영해야 한다.
다만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조기 정착이나 제도 확산에 한계가 있다.
첫 번째 과제는 전세 거래 감소 문제다. 이는 결국 신탁 활용 신청 건수 감소로 이어져 주택공급 활성화펀드의 규모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키우기 어렵게 한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1가구 1주택 정책, 실거주의무, 토지거래허가제도 확대, 다주택자 규제 등은 임대주택이 임대차시장에 공급될 수 없는 구조다. 또 임대차 3법의 시행으로 임차인의 권리가 강해지면서 임대인이 임대차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다.
임대차시장이 축소되면 장기적으로 전월세 안심신탁 가입 건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HUG의 펀드 운용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제도 운영에 따른 사업비용, 펀드 운용 수익 지급 등의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두 번째 과제는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4~5%대의 수익과 제도 운용비용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HUG에서는 임차인이 맡긴 전월세보증금을 주택공급 활성화펀드에 투입해 HUG 보증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인데 펀드를 운용하게 되면 수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펀드는 운용 실적에 따른 수익을 배당하기 때문에 확정 수익을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이 제도는 투자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임차인의 보증금과 임대인에게 약정한 수익은 지급해야 한다. 운용 수익이 낮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그 재무적 부담은 HUG에 전가되고,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수익률이 높은 펀드운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 과제는 임대인이 이 제도를 활용하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확정 수익률 4~5%대로 임대인을 유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임대시장의 전월세전환율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7~8% 수준으로 그보다 높다.
아울러 임대인의 주택임대소득세 조정 등의 조세감면도 금액 등을 고려할 때 한계가 있다. 임대인을 유인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재산세와 양도세 감면이나 금융 혜택 제공 등 화끈한 당근을 주면 가능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임차보증금을 임대인이 직접 활용하지 않고 HUG에 신탁을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자금 여력이 있는 임대인만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임대인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결국 이용자 저변 확대는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도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로 최종 인정된 사람은 누적 4만836명에 달한다. 정부는 서민의 전세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제도의 활용을 확대해 왔지만, 전세사기는 계속 발생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HUG의 재정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제도와 똑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와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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