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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도로 고향세 기부를 한다고? - 도쿄 스미다구


입력 2024.05.14 14:28 수정 2024.05.16 11:02        데스크 (desk@dailian.co.kr)

[일본에서 찾는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비결②]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도, 호쿠사이

혹자는 가장 높은 파도로 유명한 포르투갈에 나자레를 떠올리겠지만, 그림 중에서는 단연 일본의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아래’ 속 파도가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그림은 바다를 건너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반 고흐를 비롯한 다양한 화가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드뷔시의 ‘바다’라는 곡을 탄생시켰다는 일화 또한 유명하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아래’ 그림 ⓒ 미술 수첩 홈페이지


이 바다를 그린 호쿠사이의 고향은 도쿄 스미다구. 지난 연재에서 소개한 도쿄 분쿄구의 어린이 식당 프로젝트보다 앞서, 도쿄 스미다구에서는 고향세를 활용하여 호쿠사이 미술관을 만들고, 아이들의 미래 교육을 책임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평균 1억엔의 기부금을 불러오는 파도


스미다구가 고향납세 GCF(정부크라우드펀딩)를 시작한 것은 2015년으로 현재까지 30여 회를 같은 주제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으며, 9년 간 누적 모금액은 약 9억 5000만엔이다. 2017년과 2019년에는 3개월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각각 한화 약 18억 원과 15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2017년에는 미술관 개관 1주년 특별전 이용권을, 2019년에는 호쿠사이 서거 170주년 기념 특별전시 입장권과 도쿄 스카이트리 최상층 전망대에서의 근사한 저녁 식사 티켓을 함께 팔아 10만엔 이상 고액 기부자에게 인기를 모았다.

호쿠사이 서거 170주년 기념 미술관 지원 프로젝트 GCF 페이지 ⓒ후루사토초이스 홈페이지


스미다구의 모금 비결


스미다구는 ‘모노즈쿠리의 거리’라고 불릴 만큼 공방 등의 소규모의 수공예업체 수가 2000여 개에 달아는 지역이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공예품을 답례품으로 삼는 동시에, 지역 내 다양한 공연의 티켓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며 지역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스미다구는 작년 기준 100억 원 이상의 모금액을 달성했다.


지역을 위한 지정 기부 전략은 민간과 함께


스미다구의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지정 기부의 다양성이다. 스미다구는 도쿄 23구 중 최초로 민간과 적극 협력하여 GCF를 활용한 지정 기부를 시작했다. 지자체가 모든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보다는, 민간의 활동을 장려하는 자율적인 방식으로 2017년부터 매년 ‘스미다의 꿈 응원 조성 사업’을 통해 기부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있다. 내용으로는 ‘지역 활성화, 지역 과제해결’에 연관된 것이면 어떠한 활동이든 가능하다. 실제로 다세대의 연결을 위한 커뮤니티 복지, 아이들을 위한 환경 교육, 방재 교육 등 스미다구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다양한 민간 단체의 기부 프로젝트들이 민간플랫폼 ‘후루사토초이스’를 통해 매년 모금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30여 개의 프로젝트 시행되었고, 누적 기부금은 30억원에 달한다. 1개 프로젝트당 평균 약 1억 원 규모의 모금액을 달성한 셈이다.


민간과 협력하는 스미다의 꿈 커뮤니티 응원 프로젝트의 실행체계 ⓒPR타임즈 기사, 2023.7.31.


그중에서도 인기 있는 프로젝트는 커뮤니티 오케스트라 사업이다. 공익재단법인 신일본 필하모니 교향악단과 함께 실시하는 이 프로젝트는 정기연주회에 지역의 소외계층을 무료로 초대하거나, 미니 야외 콘서트를 실시, 과거 연주회를 아카이브하고, 그 영상 등을 마을 곳곳에서 상영하는 사업 등을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복지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미다구=음악의 도시’라는 지역 브랜딩 효과도 함께 누리고 있다.


또, 다세대 교류의 장을 만드는 SUMIDA 어린이 미래 응원단 프로젝트도 기부자 공감도가 높은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NPO법인 사람, 소리와 말의 힘’과 함께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동, 청년, 노인 등 지역의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놀이하며 교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NPO법인 Chance For All과 함께 진행하는 ‘놀이 대학’ 프로젝트는, 스미다구의 도시 공방에서 사용하지 않는 소재들을 모아 치바 대학의 위성 캠퍼스에서 매월 ‘놀이 대학’을 개최하는 것으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지역의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해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스미다구의 고향납세 성공 비결에도 민간과의 협력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도 각 지자체가 지역 현안을 다루고 있는 민간조직과 유연하게 연계하고, 민간플랫폼 등을 활용해 지역 과제에 공감할 수 있는 기부자들을 찾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고향사랑e음에서의 지정기부 구현을 앞두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활성화를 위한 제도인 만큼, 각 지자체가 자율적 권한을 가지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역 과제들을 다양한 민간 전문가와 협력하며 일본보다 더 성공적인 사례들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길 기대한다.


이연경 페어트래블재팬 법인장 admin@fairtraveljapan.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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