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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물가 상승 본격화”…외식업계, 전기·가스 요금도 오를까


입력 2024.04.18 07:06 수정 2024.04.18 07:0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총선 이후로 미뤄온 전기·가스 요금

오는 5월 1일 도시가스요금 조정

인상 필요성 크지만…물가 ‘빨간 불’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뉴시스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뉴시스

총선 이후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다시 본격화 되는 분위기다. 수익악화를 버티다 못 한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선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설 까지 나왔다. 가뜩이나 중동 전쟁 위기로 고유가, 원자재 값 상승 압박 까지 겹치면서 한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도시가스 요금은 다음 달 1일자로 공급비 조정 결과를 발표 할 예정이다. 공급비는 가스공사 등 공급업자의 제조시설·배관 등에 대한 투자·보수 회수액이다. 가스요금은 공급비와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를 더한 것으로 결정된다.


그동안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 등으로 인해 전기·가스요금 인상 필요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관련 논의 시점은 사실상 ‘총선 이후’로 미뤄진 상태였다. 여론이 냉담한 데다 고물가 지속이 여당의 선거 패배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히면서 조정 시기가 늦춰졌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달 21일 2분기에 적용될 될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해 5월 이후 멈춘 상태다. 올해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부문 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는 인상 여부와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놓고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상승하면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업계에 재무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한전의 경우 LNG(액화천연가스)나 유연탄 등 전기생산을 위한 연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다.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을 미뤄둔 상황에서 한전에 원가상승 압력이 커진 셈이다. 한전이 발전자회사나 민간에서 전기를 사오는 기준인 SMP(계통한계가격) 역시 LNG와 LPG(액화석유가스) 등 최종단계 발전원료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한전은 그동안 한전채 발행 등으로 재정난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흘러 나왔다.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아온 점을 감안했을때 한전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 시내 식당의 가격표 모습.ⓒ뉴시스 서울 시내 식당의 가격표 모습.ⓒ뉴시스

당장 외식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부터 잠잠할 것이라고 믿었던 물가가 총선 이후 다시 들썩이고 있어서다. 일부 기업들이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상한 데다, 거의 모든 음식에 쓰이는 주·부재료에 해당되는 설탕과 소금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면서 타격을 입었다.


또 올리브 역시 이상 기후로 인해 주요 생산국인 스페인 등지에서의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현지 제조공장에서 잇따른 절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내달 올리브유 판매가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형마트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40대)씨는 “가뜩이나 각종 원재료 값이 전부 치솟은 마당에 전기·가스 요금까지 오르게 되면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 역시 상당할 것 같다”며 “요즘엔 절약을 생활화 한다고 해도 지출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식당엔 식기세척기 부터 오븐 등 전기·가스 잡아먹는 하마(가전제품)들이 많아 고지서 받을 때마다 긴장이 된다”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서민들에겐 매달 몇 만원 더 나가는 것도 부담”이라고 했다.


향후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총선 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확대된다면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룟값 상승 등을 부추길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하반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과 중동 위기 등이 추가적인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면서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전기 요금 인상 폭이 크면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외식업계서는 하반기 가격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눈치다. 국제 정세 불안과 이상 기후 등으로 식재료 가격,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소비자 지갑이 닫힐까 하는 우려에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연일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종 판매자만 죽어난다” “물가가 다 올라 버틸수가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매출이 떨어진다”등의 내용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하반기 외식업계에서 메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부담도 크고 감내하자니 자영업자 부담이 클거 같다”면서도 “외식물가를 올리면 외식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소비심리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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