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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나비효과' 20년 후 우리나라 수출까지 '타격'


입력 2024.02.12 06:00 수정 2024.02.12 06:0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교역국 온난화로 수입물가 상승

2040년 이후 수출 0.3% 감소

기후변화로 북극 얼음이 녹아 없어지면서 북극곰들이 물개를 사냥할 사냥터가 좁아지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 기후변화가 10년 후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 교역국의 기후변화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거나 수출이 줄어들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은 '기후변화 물리적리스크가 글로벌가치사슬을 통해 국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자체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리스크는 경미할 수 있으나, 해외 물리적리스크가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우리 거시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외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우선 수입 경로 측면에서 교역국의 기후변화는 농산물 같은 원자재 가격을 변화시키는데, 우리 산업에서 해당 원자재를 사용할 수 있다면 수입가격 상승으로 우리나라 최종 생산품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 경로 측면에서도 교역상대국의 기후변화는 해당국가 의 생산성 하락 및 국내총생산(GDP)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데, 해당 국가의 소득 감소는 곧 우리 생산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GDP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금융안정국은 수입경로를 통한 물가 상승 효과 및 수출경로를 통한 수출감소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국가별 농산물 가격자료와 기후변화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한 결과, 미래 기온상승은 장기적으로 해외 농산물 가격에 단기적으로는 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강한 가격 상방압력을 가하므로 국내 물가를 크게 상승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즉, 탄소저감 노력이 이행되지 않으면 해외 교역국 온난화로 해당 지역의 생산성이 장기적으로 떨어지고, 수입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출 경로 측면에서도 2040년 이후 해외 물리적리스크에 따라 온난화 현행유지 시나리오 하에서 수출성장률은 탄소감축 시나리오 하에서 수출성장률보다 0.3%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물리적 리스크는 우리 수출에 향후 10년 간은 미미한 영향을 미치나, 보다 장기적으로는 2040년대 들어 우리 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특히 미래전략산업인 석유화학제조업과 의약품제조업에서 해외 물리적 리스크로 인한 수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해외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정책은 해외 기후변화가 한국경제에 대한 위험의 영향을 완화하도록 설계돼야 하며, 여기에는 기후탄력적 인프라 개발에 대한 투자, 무역 파트너의 다각화 및 외부 요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지역 산업에 대한 투자와 같은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앙은행 측면에서는 금융 기관이 재생가능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및 지속 가능한 제조공정과 같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기후정책 및 규제와 관련된 물리적 위험 및 전환 위험을 포함해 기후 위험에 대한 노출을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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