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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리스크’ 금융株, 외인 팔자에 우울한 연말 맞나


입력 2023.11.21 07:00 수정 2023.11.21 07:0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KRX300 금융지수, 한 달 새 1.15%↓

외인, KB 1151억·기은 225억 순매도

규제 불확실성 지속…당분간 쉬어갈 듯

국내 주요 금융지주 간판. ⓒ연합뉴스

금융주들이 연이은 호실적과 배당 확대 소식에도 외국인들의 순매도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횡재세’ 도입 등 규제 리스크가 계속 부각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어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300금융은 지난 한 달(10월20일~11월 20일)간 9.19포인트(1.15%) 하락한 791.70포인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RX은행도 1.56% 하락했다. 지난 2022년 해당 기간(10월20일~11월21일)에 두 지수가 각각 6.01%. 8.2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적으로 금융주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며 연말에 강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KB금융을 1151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업은행은 225억원, 신한지주를 150억원을 순매도 했으며 BNK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141억원, 48억원을 시장에 내놓았다.


특히 정치권에서 불어오는 횡재세 논란이 금융주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55명의 의원들은 이 달 은행 등 금융사가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일부를 환수해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쓰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 한 바 있다.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사가 지난 5년 동안 평균 순이자수익과 비교해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이익의 40%까지 상생금융 기여금으로 써야 한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보험업계 등이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누린 만큼 타 업종에 비해 세금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내 은행계열사들이 부담하는 올해 횡재세 규모가 약 1조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최근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암시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열린 8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우리 금융권은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업계 스스로 국민들의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규제 관련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금융주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떤 형태로든 연내 은행 초과 이익 대책이 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한동안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모멘텀 부재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투자심리 약화 현상으로 인해 은행주는 당분간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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