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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교장관, 젤렌스키 향해 “개XX” 욕설 파문


입력 2022.09.23 16:16 수정 2022.09.23 17:36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우크라 불법 공격 감행…서방, 행태 묵인" 주장

회의 지각·연설 후 바로 퇴장·…우크라 측 연설 '패싱'

쿨레바 "상스러운 언행…러, 군 징집해도 이기지 못해"

블링컨 "안보리 구성원 러 '핵위협' 입장 표명해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개XX"(son of a bitch)라고 불러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90분이나 지각한데 이어 발언 직후 순서인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의 연설을 무시하고 회의장을 뛰쳐 나가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개XX" 등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대인지뢰 등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권의 범죄를 은폐하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데 "그(젤렌스키)는 개XX지만, 우리(미국의) 개XX"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니카라과의 독재자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가르시아와의 관계를 설명할 때 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악행을 저질러도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묵인한다는 차원에서 한 말이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 실시하는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와 관련해 "젤렌스키가 지난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러시아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15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안보리 회의에 1시간 30분 이상 지각한 데 이어 20분간 욕설을 퍼부은 뒤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참석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에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 외교관들은 거짓말로 범죄를 선동하고 은폐하는 등 전쟁범죄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반격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욕설에 대해선 "적절치 못한 상스러운 말을 썼다"고 비판하고, 그가 서둘러 회의장을 뜬 것에 대해선 "러시아 외교관들은 러시아군만큼이나 잽싸게 달아나는 것 같다"며 비꼬았다.


그는 러시아 내 부분 군 동원령에 대해 "푸틴은 자신이 패배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라며 "30만명이든 50만명이든 아무리 징집을 해도 결코 전쟁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쿨레바 장관은 또 최근 러시아가 민간지역과 피우데노우크라인스크 원전에 미사일 공격한 점 등을 거론하며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의 핵 위협으로 전 세계가 두려움에 떨게 할 권리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일제히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규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연설에서 "모든 안보리 회원국은 (러시아의) 무모한 핵 위협을 멈추라는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그는 긴장을 완화하기보다는 핵 위협을 통해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키고자 모인 국제 질서가 눈앞에서 파탄나고 있다"라며 "푸틴이 그 책임을 모면하게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이) 가짜 국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하려 함으로써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 불가능하도록 한다"며 "단 한 명이 시작한 전쟁은 그 한 명이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핵무기로 우리를 협박하려는 자들에게 러시아도 다양한 파괴 수단을 갖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면서 "우리의 영토보전이 위협받으면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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