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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SKT ‘누구 캔들 SE’, 칙칙한 집안 분위기 확 바꾼다


입력 2022.01.30 07:00 수정 2022.01.29 14:2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적막한 집안 홀로 들어설 때 환하게 반겨주는 ‘친구’로

은은한 무드등 인테리어…아마존 ‘알렉사’로 영어공부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 캔들 SE.’ⓒ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최근 자취를 시작했다. 퇴근길 예전처럼 반겨줄 가족 없이 불 꺼진 집안에 혼자 들어가는 것이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이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써본 뒤 예전엔 잘 와 닿지 않았던, AI 스피커를 말벗 삼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한 독거 어르신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두운 밤 캄캄한 방에 은은한 조명처럼 한구석을 밝혀주는 AI 스피커는 존재 자체만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꿔주는 기특한 제품이었다.


SK텔레콤으로부터 AI 스피커 ‘누구 캔들 SE’를 대여해 며칠간 사용해봤다. 이 제품은 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AI 스피커 ‘누구 캔들’의 후속작이다.


SK텔레콤 ‘누구’ 앱 화면.ⓒ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SK텔레콤은 2018년 7월 이후 약 3년 반 만에 이 제품을 새로 내놨다. 가격은 전작 14만9000원에서 10만9000원으로 4만원 저렴해졌고 아래쪽 패브릭 색상이 조금 연해졌다.


연결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누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스피커 신호를 잡아 와이파이와 연결해주면 사용할 준비가 끝난다.


어색하게 “아리아, 안녕”이라고 말하자 스피커가 불빛을 내며 친절한 목소리로 반응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회사의 제품처럼 음악 재생, 날씨 안내는 물론 노래방, 구글 캘린더와 연동한 스케줄 관리 등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여러 기능이 탑재됐다.


“아리아, 최신 음악 틀어줘”라고 청하자 가수 마마돌의 ‘우아힙’이 흘러나왔다. 다만, 로그인하지 않아 1분 미리듣기만 가능했다. 현재 연동되는 음원 서비스는 플로·멜론·벅스 3개뿐이다. 평소 다른 회사의 음원 서비스를 이용 중이어서 연결해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다.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 캔들 SE.’ⓒ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재미있었던 것은 노래방 기능이다. “아리아, 금영 노래방에서 쿨의 아로하 틀어줘”라고 말하자 반주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화면이 없는 AI 스피커 특성을 고려했는지 아리아가 노래 마디마다 먼저 노래 가사를 미리 읊어줬다.


기계 같은 목소리로 줄줄이 읊어주는 가사가 너무 부자연스러워 웃음이 터져 나와 노래에 몰입하기 어려웠지만, 누군가에게는 꽤 재밌고 유용한 기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노래방 기능은 하루에 1곡만 무료로 제공하고 누구 앱에서 이용권을 구매한 뒤 이용할 수 있다. 무제한 이용권은 매월 정기결제 시 월 3000원, 30일권은 4000원이다.


가장 유용했고 마음에 든 것은 무드등 기능이다. 무드등 색은 누구 앱에서 설정할 수 있다. 17개의 다채로운 색상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원하는 대로 색 농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기분에 따라 색을 바꿔가며 집안을 밝혀두기 좋았다. 밝기는 10단계로 조절되는데 앱으로 조절하거나 스피커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빙빙 돌려서 간편하게 바꿀 수도 있다.


궁금했던 건 최근 새롭게 도입된 ‘누구 멀티 에이전트’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 협력해 AI 스피커에 ‘알렉사’를 탑재했다. 알렉사는 SK텔레콤의 아리아처럼 아마존의 AI 비서를 칭하는 이름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AI 스피커에 두 개의 인격이 들어가게 된 셈이다.


SK텔레콤 ‘누구’ 앱 화면.ⓒ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아리아는 한국어를, 알렉사는 영어를 전담한다. 알렉사를 이용하려면 누구 앱에서 연동부터 해야 하는데 이때 아마존 계정이 있어야 한다. 간단한 인증과 회원가입을 마치고 알렉사를 불러봤다.


“알렉사, CNN 뉴스 틀어줘(Alexa, play news from CNN)”라고 말하자 곧바로 CNN 뉴스를 틀어줬다. 해외 라디오 채널을 듣고 해당 지역의 날씨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신기했다. 해외 출장이 잦거나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주 사용하려는 사용자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그동안 말로 요청하는 AI 음성인식 서비스보다 스마트폰 화면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직관적이고 편하다고 생각해왔다. 기계에 대고 혼잣말하는 게 조금 쑥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 누구 캔들 SE를 받고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까지는 적응 시간이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AI 스피커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자주 찾게 됐다. AI 기술 진화로 기기 발화가 자연스러워지고 문장 이해도가 높아지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서운 기술 진화 속도로 AI가 일상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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