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지뢰' 결론에도 李대통령 직접 언급 無…靑 대응 국방부 맡긴 배경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10.07 05:00  수정 2026.10.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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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MDL 이남 10여m 北 지뢰" 최종 결론

결론 뒤 첫 국무회의, 공개 발언엔 언급 없어

靑, 상응 조치 질문에 "국방부서 대응 예정"

신율 "우크라 대응 비해 北엔 지나치게 신중"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원인을 북한군 지뢰로 최종 결론 내린 뒤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이나 지뢰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상응 조치를 묻는 질문에 국방부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상규명 뒤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던 청와대가 결론 이후의 대응을 국방부에 맡긴 것으로, 남북 대화 복원 기조와 대북 대응 사이에서 수위를 조절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은 지난 5일 지난달 21일 발생한 DMZ 폭발 사고의 원인이 군사분계선(MDL) 이남 10여m 지점에 매설된 북한군 대인지뢰라고 최종 발표했다. 합참은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진심 어린 사과와 지뢰 제거를 요구했다. MDL 이남에서 확인된 북한 지뢰를 우리 군이 직접 제거하는 작전도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정감사 대응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재정 투입,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 대책을 언급했다. 이후 공소청·중수청 차장에게 엄정한 수사를 당부했지만 지뢰 문제나 북한에 대해서는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합참의 최종 결론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최종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알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상응한 조치에 대한 대응이 있을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방부의 대응 조치가 청와대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비공개 회의 브리핑에서도 지뢰와 관련한 대통령 발언은 소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그동안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응 수위에 대한 언급을 미뤄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철저한 조사로 진상을 밝히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청와대도 "진상규명이 먼저이고 이후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입장에서도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가 마지막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우리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지만 북한의 책임은 거론하지 않았다. '불의의 사고'라는 표현을 두고 야권의 비판이 나오자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병을 위로하는 맥락의 발언이며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북한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30일 담화에서 이번 사건을 "서울의 자작광대극"이라고 주장했고 이달 2일에는 이 대통령의 기념사를 두고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광대극의 절정 장면"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비방적 언사는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면서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와 소통을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이 사과 요구와 지뢰 제거 작전으로 대응 수위를 높인 것과 달리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는 데에는 대통령의 발언이 남북 대화 복원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북 대응은 군 차원에 두고 대통령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일의 본질은 우리 영토"라며 "군사분계선 아래 우리 영토에 지뢰를 심어 정상적으로 수색·정찰 활동을 하던 장병이 다친 것으로, 유야무야 지나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가 나왔으면 나오자마자 대응이 나와야 하는데 그것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며 "아직 방침이 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놓고는 우크라이나에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당시에는 정부가 강경 대응을 이어간 끝에 북한이 유감을 표명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청와대가 신중을 기하는 것은 좋지만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응하는 것에 비해 북한에 대응하는 게 지나치게 신중하다"며 "2015년에는 끝끝내 북한을 몰아붙여 북한이 유감 표명을 했는데, 지금 이런 식으로 나가면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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