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도 못 꺾은 서울 집값…‘공급 부족’에 쏠린 눈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10.08 07:00  수정 2026.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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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3년9개월 만에 최고...집값 86주째 상승

금리 오르면 집값 하락 옛말…"공급 확대·규제 탄력 운용 절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고금리와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 여력을 제한하는 수요 억제책이 잇따르고 있지만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시장 불안 등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면서 집값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9월 넷째 주(2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6주 연속 상승으로,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종전 최장 기록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진 85주였다.


이 같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최근의 금리 흐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통상 금리 상승은 대출 부담을 높여 주택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집값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66%로 전월보다 0.18%포인트 상승했다. 5월 이후 연속 오르며 2022년 11월 4.74%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상승은 시차를 두고 집값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국토이슈리포트 ‘금리상승기 주택시장 변동성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금리 상승 국면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6개월 뒤 누적 1.2%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개월 뒤에는 1.1%, 24개월 뒤에는 0.9%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24개월 시점의 가격 반응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 결과대로라면 최근의 금리 상승은 주택가격을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해야 하지만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반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고 있다.


서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원하는 주택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가격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5281가구로 지난해 3만7103가구보다 1만1822가구 감소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1만8682가구, 2028년에는 1만3683가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착공 이후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에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월세시장 불안도 매매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3만원으로 2년 전보다 14.9% 상승했다.같은 기간 평균 월세 역시 164만1000원으로 24.3% 올랐다.


집값 상승 기대도 여전히 높다. 9월 서울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33으로 2013년 표본 개편 이후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결국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 억제책과 함께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대출 규제와 고금리로 매매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월세 매물 부족에 따른 주거비 상승이 이어지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순수하게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저소득층 서민 수요가 주로 유입되는 지역에 한정해서라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는 등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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