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뽑힌 검찰, 흔들리는 형사사법구조…'독립성' 누가 위협하나? [기자수첩-사회]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10.08 07:01  수정 2026.10.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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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통령·국회의원 수사대상 제외' 공수처 개편 논의

공수처 "수사대상자의 직속기관이 수사기관 되는 구조"

李대통령, 공소청장·중수청장 대행 국무회의 참석 요청

두 기관장, 국무회의 참석 정례화 시 '독립성 확보' 난항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대통령 직속 사법사정기관으로 편제를 격상하자는 제안에 대하여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검찰청 폐지로 출범한 새 형사사법체계가 제대로 안착되기도 전에 당장 서있기도 위태로운 형국으로 보인다. 각 기관 별로 부여된 수사·기소권을 행사할 환경 조성은커녕 독립된 지위조차 위협 받으며 존재 근거가 뿌리째 흔들릴 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공수처 개편을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기류가 관측되고 있다. 최근 공수처 수사기획관은 여당 의원들이 공동주최한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공수처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 공수처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공수처 개편에 대해 '견제 구조의 퇴보'라고 말한 다음 날이었다.


여당은 공수처가 수사·사법기관 종사자에 대한 감시와 수사를 맡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는 중수청이 담당하게 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 논의에 돌입했다.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공소청과 중수청이 개청하며 공수처 역할에 대한 재정립 필요성에 따른 조치다.


'여당 측' 개편안에 연일 공개 반발하고 있는 공수처의 입장은 명료해 보인다. 개정안이 수사 기관으로서 공수처의 '독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다분하단 지적이다.


우선 중수청에게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를 넘기는 문제와 관련해 견제와 균형의 관점에서 '개혁'이 아닌 '퇴보'라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행정안전부 소속으로서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중수청이 대통령과 주변을 수사하는 건, 수사대상자의 직속기관이 수사기관이 되는 구조로 중립성을 지킬 수 없다는 의견이다.


공수처는 검찰청 폐지와 무관하게 입법 목적을 근거로 고위공직자법죄를 척결할 '독립된 지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수청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 권한을 넘겨 줄 수 없다고도 피력했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대상 제1호'가 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대통령을 공수처의 수사대상 제외하는 것은 공수처의 존재 근거를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여당이 대통령 직속 사법사정기관으로 공수처를 편제하는 논의와 관련해 기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가 수사조직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독립성 훼손 우려는 비단 공수처뿐 아니라 새로 출범한 공소청과 중수청와 관련해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과 전종민 중수장 직무대행을 부른 것과 관련해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수사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 우려가 나왔다.


공소청장 직무대행과 중수청장 직무대행의 국무회의 출석 요구 자체가 규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나 중립성 확보 차원에서 적절한지는 의문부호가 달릴 수 있단 지적이다. 실제로 그동안 검찰총장은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고려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이정현 공소청장(검찰총장) 직무대행(오른쪽부터)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전종민 중대범죄수사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일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출범에 따른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례화될 경우 두 기관의 독립성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 관련 수사에 객관성 담보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제 역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수청의 경우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를 전담 수사하는 만큼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 환경 조성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소청의 경우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와 관련해 의심의 눈초리가 몰릴 수 있어 사안이 더 중대하다.


정부·여당이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 시킨 명분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엄격히 분리해 상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선진화된 형사사법 시스템 구축하자는 데 있었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연착륙하고 검찰개혁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각 기관의 독립성을 지켜줘야한다.


정치 권력 아래 형사사법기관을 앉히려고 하면 공정하고 중립적인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검찰개혁의 목적과 관련한 국민들의 의구심 역시 불 붙을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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