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도 서울’ 잔류 기대 커졌지만…국책은행 노조는 ‘파업 준비’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10.02 07:01  수정 2026.10.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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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 이후 지방이전 우려 한풀 꺾여

금감원 당분간 관망

국책은행, 11월까지 쟁의권 확보

이전 대상 포함 땐 총파업도 검토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금융감독원과 정책금융기관 내부에서 서울 잔류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을 ‘경제수도’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힌 데다 최근 지방이전 논의도 잠잠해지면서다.


다만 정부가 이전 대상 기관을 확정하지 않은 만큼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동조합은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지방이전 가능성이 거론된 기관 내부에서는 최근 들어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은 경제수도, 세종은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회사가 밀집한 서울의 기능을 강화하려면 관련 공공기관도 서울에 남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했다.


기업은행 노조도 당시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구상을 환영하며 국책은행 지방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금감원에서는 이전 문제를 둘러싼 긴장감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근시일 내에 조합 차원에서 별도의 행동을 할 것 같지는 않다”며 “11월 발표 전까지 기류가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책은행 노조들은 이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기대감과는 별개로 투쟁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발표가 예상되는 11월까지 쟁의권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이전 대상 기관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현재 분위기만 보고 투쟁을 위한 준비를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11월 발표 때 쟁의권이 없으면 총파업 같은 카드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 중”이라며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경우에 대비해 대응 수단을 갖춰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약 5개월간의 협상 끝에 총액임금 3.0% 인상과 영업시간 30분 단축 등을 골자로 한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했다.


하지만 본사를 옮길 때 노조와 사전에 합의하도록 하는 내용인 ‘본사 이전 등 관련 사전 노사 합의 명문화’는 합의안에서 빠졌다.


산별교섭이 마무리되면 금융노조 전체가 지방이전 문제를 이유로 총파업에 나서기는 어려워진다.


이에 산은·수은·기업은행 노조는 산별교섭을 맡아온 금융노조로부터 교섭권을 넘겨받아 각 은행 사측과 별도로 교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섭이 결렬되고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까지 끝나면 각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세 노조가 함께 움직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각각 쟁의권을 확보하되 대규모 집회나 파업 등 주요 행동은 공동으로 하는 방식이다. 필요 시 같은 날 파업에 나설 수도 있다.


지방이전 문제가 본격화하면 금감원이나 예금보험공사 등 다른 금융기관 노조까지 참여하는 ‘범금융권’ 연대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거리 투쟁도 계속된다. 국책은행 노조는 한 달 넘게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지방이전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금융노조도 동참할 예정이다. 금융노조 차원의 산별교섭은 잠정 타결됐지만 지방이전 문제에서는 국책은행 노조의 투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지방이전 대상 선정을 위해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각 기관의 소관 부처를 통해 의견을 취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공공기관의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질지는 정부가 이전 대상 기관을 공개한 뒤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방이전) 리스트에서 빠지면 거의 끝나는 것이고, 포함되면 그때부터는 전면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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