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D-1] 수사 뺀 공소청, 공판중심주의 시험대…법정 더 바빠지나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10.01 12:33  수정 2026.10.0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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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록보다 법정 증인신문·증거조사 중요성 커질 전망

공판검사 증원에도 재판부 심리·증거 판단 부담 커질 가능성

수사단계 빈틈 법정서 메우면 공판 장기화 우려 목소리도

검찰청 간판이 철거되고 공소청 간판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형사재판의 무게중심도 법정으로 더 이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권한이 사라지는 대신 공소유지 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법정에서 직접 증거를 확인하고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재판부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2일 출범과 함께 전국 형사재판부 331곳에 공판검사 331명을 배치하는 '1재판부 1공판검사'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공판검사 1명이 2개 재판부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재판부별 전담성을 높여 공판 준비와 증거조사, 증인신문 등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법정에 서는 검사 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에는 검사가 수사부터 기소, 공소유지까지 사건의 전 과정을 관여하면서 수사기록을 통해 쟁점을 정리한 뒤 재판에 들어가는 구조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 등이 수사를 맡고 공소청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한다.


이에 따라 법정에서 증거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고 피고인 측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특히 증인의 법정 진술과 반대신문, 감정 결과, 디지털 자료 등 원본 증거를 놓고 양측이 직접 다투는 절차가 재판의 핵심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형사소송법 역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를 뒷받침하는 구조를 두고 있다. 현행법은 원칙적으로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는 서류나 공판 외 타인의 진술을 그대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사법경찰관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해서도 개정 형사소송법이 수사기관의 기록 자체보다 법정에서의 증거조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대법원도 올해 2월 국민참여재판 사건에서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의미를 재확인했다. 대법원은 제1회 공판기일 전 공판준비절차에서 사건의 실체를 심리하기 위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해 심증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데일리안DB

결국 공소청 출범 이후에는 수사기록을 얼마나 충실하게 정리했는지, 법정에서 그 내용을 어떻게 증명하는지가 재판 결과에 미치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 공판검사가 사건의 쟁점을 직접 정리하고 필요한 증인을 신청하거나 증거의 증명력을 다투는 역할을 강화하면 재판부 역시 양측의 법정 공방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수사단계에서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쟁점을 공판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하려 할 경우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는 만큼 공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더라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고,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법원으로서는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될수록 재판부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기록을 검토하는 것에서 나아가 법정에서 증인이 실제로 어떤 진술을 하는지, 증거가 공소사실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까닭이다. 사건의 성격에 따라 증인신문과 증거조사가 늘어나면 재판부의 심리 부담과 공판기일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판사 출신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공판검사뿐 아니라 법원도 법정에서 증거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 정리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재판부가 사실상 처음부터 확인하는 사건이 늘어난다면 공판중심주의의 강화가 곧바로 신속한 재판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대로 수사기록에 의존하지 않고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인이 증거의 증명력을 놓고 실질적으로 다투는 구조가 정착한다면 피고인의 방어권과 재판부의 직접적인 심증 형성이라는 공판중심주의의 취지가 보다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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