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년 서울고법 민사21부 사건 수임…정인재 당시 배석판사로 참여
김 후보자 측 "12년간 다수 사건 진행…기억에 의존한 답변 과정서 착오"
법조계 "후보자 허위 답변 위증죄 적용 어려워…입법적 불비 있는 부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인사청문회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이른바 '신약 청탁 의혹'에 연루된 정인재 부장판사가 배석판사로 있던 재판부 사건을 수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답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배우자 관련 의혹에서도 청문회 답변의 진위를 두고 공방이 벌어진 만큼, 후보자의 사실과 다른 답변에 실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3~2014년 서울고법 민사21부가 심리한 민사소송에서 원고 측 대리인을 맡았다. 당시 정 부장판사는 해당 재판부의 배석판사였다.
해당 사건은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용역업체와 주택재개발정비조합 사이의 민사소송으로, 1심에서 원고가 패소한 뒤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서울고법 민사21부는 2014년 1월23일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을 유지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정 부장판사의 이름이 배석판사로 기재돼 있다. 김 후보자가 대리한 원고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온 사건은 아니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한 답변이다. 김 후보자는 변호사 개업 이후 정 부장판사가 담당하는 재판부 사건을 수임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과거 판결문 등을 통해 실제 수임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문회 답변과 객관적인 재판 기록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후보자 측은 고의로 사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기억에 의존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후보자 측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약 12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며 다수의 사건을 수임해 진행했다"며 "주심판사가 정 모 판사가 아니어서 후보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기억이 없는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 부장판사와 김 후보자의 과거 인연도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정 부장판사는 2023년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재직하면서 신약 개발업체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강씨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이름이 거론된 인물이다. 이후 김 후보자와 정 부장판사,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씨가 함께 찍은 사진과 정 부장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근무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두 사람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배우자가 운영에 관여한 사회적협동조합의 바우처 사업 선정 과정에서도 청문회 답변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참여한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이 수원시의 방과후활동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경쟁업체들이 탈락한 사실을 제시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해당 조합은 2022년과 2023년 사업에 선정된 반면 다른 기관들은 심사에서 탈락했다. 주 의원은 이를 근거로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해당 사업에 경쟁이 없었다거나 특혜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서 청문회 답변이 사실과 맞느냐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답변 자체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최건 변호사는 "위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 청문회 후보자의 발언 자체를 위증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증인이나 감정인을 처벌하는데 당사자가 거짓말한 것을 처벌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입법에 불비 비슷한 게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선서한 증인이나 감정인의 허위 진술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반면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공직후보자의 답변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동일하게 처벌하는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최 변호사는 다만 청문회 발언 자체가 아니라 실제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별도의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실제로 있었다는데 자기가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으니까 개입을 했다면 직권남용이 될 수도 있고 강요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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