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데일리안DB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기관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없애는 대신 경찰과 중수청 등에 수사권이 분산되지만 이들 기관의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부에서 이를 실질적으로 바로잡을 장치가 충분한지를 두고 우려가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과 중수청법 등이 시행되면서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권한이 확대된다. 경찰은 일반 형사사건 대부분을 맡고 중수청은 부패·경제·마약·조직·사이버·선거범죄 등 6대 중대범죄를 수사한다. 기존 검찰이 담당했던 직접수사 기능을 여러 기관으로 나누는 구조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과 수사 지연·위법에 대한 이의 제기, 검사의 기록 검토와 보완수사 요구 등의 통제 절차가 마련됐다. 다만 검사는 직접 수사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관여할 수 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 목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고소인 등이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새로 마련된 절차다.
중수청에는 별도의 수사심의 제도가 도입된다. 사건관계인은 입건 전 조사나 수사가 시작된 때부터 수사심의를 신청할 수 있고 수사가 종결된 경우에도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의 적정성과 적법성을 심의하고 중수청장이나 지방중수청장은 심의 결과를 최대한 존중한 뒤 처리 결과와 이유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다만 수사심의위의 심의 결과가 수사기관의 판단을 법적으로 구속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이 심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구조다. 수사기관의 판단을 외부에서 검증한다는 취지와 달리 실제로 수사 결과를 변경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된 것은 아닌 셈이다.
수사심의위가 어떤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는지도 한계로 지적된다. 외부 위원들이 수사기관이 제공하는 기록과 자료에 의존해 판단하는 구조에서는 수사기관이 특정 내용을 축소하거나 누락한 경우 이를 서류 검토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에 대한 외부 통제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으려면 판단의 독립성과 함께 충분한 자료 접근권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수청 내부의 통제 장치도 마련됐다. 수사관은 상관의 지휘·감독이 법령 위반이나 인권 침해, 수사권 남용, 공정성 침해 등에 해당할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수사기관 내부의 통제 절차라는 점에서 외부에서 수사권 행사를 점검하는 장치와는 차이가 있다.
경찰 역시 수사권 확대에 따른 통제 문제가 남는다. 경찰이 사건을 접수해 수사하고 송치·불송치 여부까지 판단하는 구조에서 수사 결과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제한되면 잘못된 판단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폐지되면서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의 고발로 시작된 사건에서는 불송치 판단을 다시 다툴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수사심의위는 자문기구 성격이 강해 심의 결과가 수사기관을 법적으로 구속하지 못하고 외부 위원들도 수사기관이 제공한 자료를 중심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 은폐나 누락을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복구하고 고발 사건과 주요 중대범죄에 대한 재정신청을 확대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 중심의 수사심의위 구성과 독립적인 감찰기구 마련 등 실질적인 통제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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