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지지율 계속 하락…급기야 30%대로 추락까지
부동산, 부실인사, 연임개헌, 공소취소 등 부정적 이슈들 점철
권력에 취하지 않고 적극적인 공감·소통해야 지지율 상승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로는 8주 연속 하락하면서 취임 후 최저치인 37.4%를 기록했다. 수도 서울(29.0%)이 대구·경북(29.4%)보다도 낮게 나왔다. 한길리서치의 지지율 조사를 보니 지난주보다 9.3%포인트나 하락한 36.4%를 기록했다. 호남·강원·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부정 평가가 60%를 넘어섰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같은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한 달 이내에 지지율이 20%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리한 부동산 정책에다 공소 취소, 연임 개헌, 용혜인과 김승원으로 대표되는 문제인물 개각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슈들이다. 여권 내부의 갈등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친노·친문·친명 세력을 연결하고 중재하던 이해찬 같은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실 개인숭배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 같은 나라를 제외하면 어느 나라의 최고지도자라도 자신의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국정수행에 추진력도 되고 걸림돌도 되는 지지율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기가 쉽다. 임기 첫날에는 잘못할 일이 별로 없다. 그러다가 초반의 '허니문 효과'는 서서히 사라지고 '피로 효과'가 득세한다. 여러 개의 정책과 인사를 결정하다보면 '실수할 기회'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다만 지지율은 무조건 내려가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전쟁·재난·대형 경제위기 등의 예외적 사태가 지지율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미국의 조지 W. 부시는 취임 초기 지지율이 50% 수준이었다.
그런데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가 대통령 중심으로 결집했고 지지율이 80~90% 수준까지 폭등했다. 물론 나중에는 이라크전과 경제문제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폭락했지만 9·11로 지지율이 높아진 현상을 두고 '국기 주변 결집 효과(Rally 'round the flag effect)'라고 부른다. 대통령이 갑자기 훌륭해져서가 아니라 국가적 위기가 발생하면 국민이 지도자에게 힘을 모아주는 심리다.
국내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3년차인데 지지율이 70%대까지 올라갔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때문이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자 정부의 방역 대응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국민의 마음이 높은 지지율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권은 경제에서 무능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지만 지지율에서는 아주 예외적이었다. 또 이명박 대통령도 초반에 광우병 파동 등으로 지지율이 20%로 낮아졌다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의 영향으로 49%까지 회복되기도 했다.
근본적으로 지지율을 좌우하는 변수는 대통령이 '권력에 취해 있느냐'라는 지적이 많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을 보자. 군부 내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공개, 역사 바로 세우기 등으로 취임 직후 지지율이 83%까지 올라갔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매우 강해지면서 경제정책에서도 시장과 소통을 제대로 못하다가 급기야 비극적인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졌고 지지율은 6%로 급락했다. 강력한 개혁이 지지율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올릴 수 있지만 거기에 도취되면 안 된다는 실증을 보여 주었다.
청와대 전경.ⓒ뉴시스
그럼 '권력에 취한다'는 무슨 뜻인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박사가 10년 전에 펴낸 '사람들은 왜 권력자가 되면 딴사람이 될까'를 보면 힌트가 있다. 심리학 용어로 '조망수용(Perspective taking)'이란 게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지식·감정 등을 상대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권력이란 이 조망수용을 방해하고 그 능력을 떨어뜨린다. 자기의 관점에 매달리고 타인의 관점에서는 멀어진다.
특히 권력자에게는 뇌의 전두엽 부위에 변화가 생긴다. 전두엽은 일종의 공감 네트워크로 이게 부족하면 공감 능력이 줄어든다. 권력이 우리 뇌에 미치는 변화는 마치 전두엽 외상 환자가 입은 손상과 유사하다. 즉 약간의 권력만 가져도 타인의 고통을 감지하지 못하고 쉽게 충동적으로 변한다.
그 책을 기준으로 '권력에 취했다'는 말을 정의하자면 바로 많은 국민이 "아니다"라고 외쳐도 마음을 열 줄 모르고 대다수 국민이 "틀렸다"고 호소해도 눈높이를 맞출 줄 모르는 상태를 의미한다. 진중권 평론가는 "부동산 정책을 보니 대통령이 현실감을 잃었다는 느낌"이라며 "국민들은 폭등을 걱정하는데 대통령 혼자서 폭락을 대비하고 있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반대가 심할 때 대통령은 지지층의 따뜻한 품이 그립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지율을 실제로 크게 흔드는 것은 핵심 지지층의 이탈보다는 중도층의 이동인 경우가 많다. 핵심 지지층은 웬만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을 떠나지 않는다. 강성 반대층은 가시적 성과가 있어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
결국 움직이는 것은 중도층이다. 야당과 싸우면 핵심 지지층은 열광하겠지만 중도층은 피곤해진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장기적으로 50%를 웃도는 지지율을 유지하려면 핵심 지지층을 더 결집시키려는 것보다는 중도층으로 하여금 "그래도 이 정부가 경제는 잘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자면 중요한 것은 공감과 소통이다. 너무 식상하게 들리는 단어들이지만 막상 실천하려면 비장한 각오와 결단이 필요한 용어들이다. 자주 만나서 내 주장을 설득시키려는 것이 공감이나 소통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만만치 않다. 지지율을 높이는 방법은 바로 권력에 취하지 않는 것, 즉 "국민이 선거 때 나에게 권한을 주었으니 밀어붙이겠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매 순간 국민을 향해 공감과 소통을 늘리는 일이다.
부동산을 비롯해 정책 하나부터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된다. 국민을 편가르기 하겠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이쪽저쪽 얘기를 모두 진지하게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면 된다. 그렇게만 해도 지지율은 분명히 다시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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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홍섭 칼럼니스트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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