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위해 DX 버렸잖아요"…삼성전자 노조 녹취 파장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9.10 16:30  수정 2026.09.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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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위원장·이송이 부위원장 내부 운영 놓고 충돌

장인 업체 계약 논란에 감사 요구…"근로면제 빼드릴 것"

DS 중심 조직 재편 추진 속 DX와 갈등 수면 위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뉴시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내부 갈등이 지도부 간 충돌로 번지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의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노조 물품을 계약한 사실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내부 감사를 요구하는 부위원장에게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배제를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초기업노조 지도부 간 대화 녹취에는 최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이 노조 회계와 운영 문제 등을 놓고 언쟁을 벌이는 내용이 담겼다.


녹취에서 이 부위원장이 회계 문제를 거론하며 "내부 감사할 겁니다"라고 말하자 최 위원장은 "총회는 위원장 직권"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위원장 권한으로 근로 면제 빼드릴 테니 광주로 가셔서 대응하세요"라고 말했다.


근로시간면제는 노조 간부 등이 근무시간 중 임금 손실 없이 노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노조 회계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감사 요구 과정에서 지도부의 근로시간면제 문제가 함께 거론된 셈이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 3월 공동투쟁본부 활동 과정에서 집회용 조끼 등 물품을 자신의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최 위원장은 해당 업체 대표가 장인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가격과 품질, 납품 일정 등을 비교해 업체를 선정했으며 자신이나 친족에게 부당한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계약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복수 업체 가운데 견적이 가장 저렴했고 공동투쟁본부가 요구한 납품 일정을 맞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녹취에는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와 DX(디바이스경험·완제품) 부문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대화도 담겼다.


이 부위원장은 최 위원장에게 "반도체 성과급을 위해서 DX를 버린 거잖아요"라며 "'DS 노조'라는 말을 꺼낸 순간부터 상처받기 시작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DX 조합원들이 별도의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업노조의 DS·DX 갈등은 올해 임금협상 이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5월 DS와 DX의 이해관계를 각각 반영하기 위해 '투트랙 교섭 체계'로 조직을 개편하고 DX 전담 집행부를 별도로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조직 운영 방향은 DS 중심으로 기울었다. 최 위원장은 지난 6월 조합원 87.5%의 찬성으로 재신임된 뒤 2027년 임금교섭에서 DS부문 교섭단위 분리와 DS부문 위원회 구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부문으로 한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6일 총회를 열어 DS부문 한정에 따른 규약 변경안과 성과급 분배 전사기준 통합 요구안, 시스템LSI·파운드리 적자 페널티 개선 요구안 등을 조합원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지도부 갈등도 공식 절차로 번졌다. 초기업노조는 최 위원장의 장인 업체 계약 사실을 외부에 제보했다는 의심을 받는 DX부문 소속 간부 2명을 대상으로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불신임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노조를 표방했던 초기업노조가 DS 중심 조직으로 재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친인척 업체 계약과 내부 감사 문제까지 겹치면서 내부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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