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전날 '자본시장법상 위반·살인미수 종범' 혐의 피고발
경찰, 김승원 연루 '신약 청탁 의혹' 관련 재수사 가능성 검토
각종 의혹 고발에 법무부 장관 임명 후 사법 리스크 직면 우려
민주당 내 공취모 공동대표…취임 이후 공소취소 지휘 우려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청년 유튜버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임박하며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국가의 법률과 사법을 관장하는 행정기관의 수장이 될 영예를 앞두고 있으나 역설적이게도 과거 여러 위법 의혹 제기에 발목 잡힐 위기에 놓였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신약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공범, 살인미수 종범 등의 혐의로 경찰에 또다시 고발됐다.
경찰이 김 후보자가 연루된 '신약 청탁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고발까지 이어지고 있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사법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30여년 간 법조인으로서 쌓아온 다양한 실무 경험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안착 시키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과거 음주운전 이력과 신약 청탁, 판사 자녀 특혜 채용, 가족 조합 관련 논란 등에 휩싸이며 적합성 논란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후보자는 판사와 변호사를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재선 의원이다. 그는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 인사이자 검찰개혁 강성파로 꼽힌다.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를 맡아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하기도 했다.
1969년 경기 수원시 출생인 김 후보자는 수성고를 거쳐 서울대 법과대학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이후 전주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김 후보자는 전주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2006년 2월 가족들과 전주에서 지내던 장녀·장남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A아파트로 위장 전입신고 했다. 당시 장녀와 장남은 9살과 6살로, 좋은 학군에 있는 학교를 배정 받기 위해 주소지를 허위 등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후보자는 2008년 7월 판사 퇴임 후 5개월 만에 음주운전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 받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실은 국회의원 출마 과정에선 알려지지 않고 뒤늦게 밝혀졌는데, 이는 공직선거법상 공보 기준인 벌금 100만원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복을 벗은 김 후보자는 200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변호사 활동 시기 2건의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를 변호한 이력이 알려지기도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12년 1월 고등학생 2명을 포함한 남성 3명이 15살의 미성년 여성을 집단 성폭생한 사건의 가해자와 2017년에 미성년 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가해자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후보자는 이 사건을 변호한 것과 관련해 한 사건은 로펌에서 수임한 것으로 자신이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다른 사건은 지인의 조카여서 변론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년 대장동 개발 관련 남욱 변호사 사건에 한 차례 접견했던 이력도 있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선 대장동 변호사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검찰은 당시 남 변호사가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정치권에 로비하는 명목으로 개발업자로부터 8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남 변호사를 기소했다. 남 변호사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고, 검찰과 남 변호사 측이 모두 상고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했다.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김 후보자는 2015년 남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2021년 이후 대장동 개발비리 본안이나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적은 없다며 '대장동 변호사'라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2월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에 임명되며 정치권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수원시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신약 청탁 의혹'은 초선 의원 시절인 2021년 10월 무렵 발생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12일 브로커 양모씨로부터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승인 절차를 챙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김강림 당식 식품의약품안정처장에게 문자와 전화로 부탁 민원을 전달했다. 이후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제넨셀의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후 제넨셀 설립자인 강모 교수는 2021년 12월22일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송금하려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후원계좌 연간 한도가 꽉 차 실제로 송금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2024년 12월27일 신약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후보자에 대해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김 후보자와 강 교수 사이에 직접적으로 뇌물수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약속된 뇌물의 액수도 크지 않다는 점, 청탁 자체에 위법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당시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이듬해 5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신약 청탁이 있던 이듬해인 2022년에는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올리브학교)이 그의 지역구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미등록 교육시설 운영과 가족들의 급여 수령 문제가 발생했다.
2019년 9월 설립된 협동조합은, 2022년 1월 경기 용인시 고기동에서 수원시 장안구 동남보건대로 시설을 옮겼다. 이후 같은 해 3월 공모를 거쳐 수원시로부터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지정됐다.
자리를 옮긴 시설의 지하 1층에는 암벽 등반시설과 트램펄린 등을 갖춘 감각통합실이 설치됐는데, 교육부를 통해 받은 건축물대장상 해당 층의 용도는 기계·전기실로 기재돼 있어 위법 논란이 제기됐다.
협동조합이 김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들의 소득원이 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올리브학교 원장으로 매월 500만원에 가까운 근로소득을 받고, 협동조합으로부터 매월 약 130만∼150만원의 사업소득을 별도로 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들과 딸은 2024년 6840만원, 2025년 8930만원, 올해 1억1382만원의 소득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에는 김 후보자가 제넨셀 설립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던 당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정모 부장판사 아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 부장판사의 아들은 당시 3개월가량 의원실에 입법보조원으로 채용돼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승강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 후보자는 2024년 5월 제22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에서 활동했으며 민주당 법률위원장과 경기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올해 2월 민주당 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아 논의를 조직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6·3 지방선거 기간에도 공소취소 관련 동력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역할을 하겠다며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공소취소를 주장하던 와중인 지난달 30일 그는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공소취소 여론을 이끌어 온 당사자가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공소취소 지휘 여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내일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여러분께 소상히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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