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한미 외교장관 통화…"북핵 문제 해결 위해 소통·공조"
'한반도 비핵화'는 빠져…北美 대화 바라는 트럼프 의중 반영 해석
외교부 "한미, 비핵화 목표 일관되게 견지…공조 하에 대북 정책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4일 밤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졌다.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4일 늦은 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과 통화해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 장관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조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북미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장관은 최근 국제정세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한미간 긴밀한 소통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양 장관은 관세 및 투자 합의, 조선, 안보 협력을 비롯한 양국간 다양한 현안 관련해서도 호혜적인 성과를 도출하여 한미관계를 한층 더 격상시킬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이번 양국 장관 통화에 대해 "한미동맹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며, 루비오 장관이 "'동맹에 필수적인 사안들에 대해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이날 양 장관의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미 외교당국은 그간 만남이나 통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꾸준히 언급해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3국 장관들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견고한 대북 억제 태세를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외교 수장들의 대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없어진 이유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김정은과의 관계를 재개하려는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가'라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친근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촬영한 사진 3장을 연이어 올리면서 북한에 '대화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SNS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진행 중인 '한미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 비핵화'에 답변하지 않은 것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김 위원장의 '니즈'에 맞는 조건을 '선(先)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을 요구해왔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가 우리나라 안보 핵심 기조인 '한반도 비핵화'를 흐릿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상황을 거래적 관점으로 판단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위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고, 북한 역시 우리나라를 제쳐두고 미국과 직접 상대하길 원하는 상황이라 최악의 경우 한반도 안보에서 우리나라가 '패싱'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전날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한미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에서도 기술됐듯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 목표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상기 동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한 공조하에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북미 대화 재개와 관련해서는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페이스메이커이자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북미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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