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직선제 제동에도 조직개편 작업 속도
선출직 평가 기준 10월 마련…'당원 중심' 기조 반영 전망
"평가기준부터 정한 뒤 물어야" 의견 수렴 과정 반발도
26일 중진 모임서 거취 논의…취임 1주년 쇄신안 분수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강력히 추진해 온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가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린 가운데 당 지도부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와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태스크포스(TF)를 활용한 대대적인 당 조직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지난 12일부터 24일까지 현직 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선출직 공직자 평가체계 수립'을 위한 서면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의견서에는 당무 기여도 지표와 다면평가 등 제안 분야를 비롯해 주요 건의 사항, 제안 사유 및 기대 효과, 기타 의견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앞서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TF는 지난 11일 제2차 회의를 통해 온라인 의견 취합과 광역·기초의원 대상 릴레이 간담회를 병행하는 '투트랙' 방안을 가동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수집된 의견을 토대로 공직자별 특성을 고려한 평가체계 구축용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하겠단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현역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선출직 공직자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외부 연구용역 발주에도 착수했다. 이르면 오는 10월께 평가 기준안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새로 마련될 평가 기준에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기조가 대거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 안건이 좌초 위기에 놓이자 장 대표가 조강특위와 평가혁신 TF라는 조직 정비 카드를 통해 인적 쇄신과 당권 기반 다지기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장 대표는 평가혁신 TF 첫 회의에 직접 참석해 "당에서 공천받은 의원은 정부·여당과 제대로 싸워야 한다. 싸울 사람을 공천하겠다"며 당원 중심 정당론을 띄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TF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당내 기류는 냉랭하다. 평가 대상자인 현역 의원들에게 직접 평가 기준을 제안하라는 방식 자체를 두고 '서순이 바뀐 비상식적 절차'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가 현역 의원들을 괴롭히려는 것이라면 이렇게 진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기 자신을 평가할 기준을 직접 마련해달라는 제안서인데 과연 제대로 답변할 수 있겠느냐. 우선 기준을 세운 뒤 그 기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게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기존 당무감사 제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평가 기준을 추가 신설하는 것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거부감도 큰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가 바뀔 때마다 전임자의 제도가 유연하게 유지된 전례가 없다"며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쇄신안이 실질적인 동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계속 의원들을 겁주기 위해 칼을 휘둘러봤자 실제로 베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당을 휘어잡고 싶다는 의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현역 의원들이 새로운 선출직 평가 기준에 눈 하나 깜짝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같은 당내 반발에도 장 대표가 현 기조를 견지할 경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장동혁 퇴진론'이 다시 분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소강상태였던 퇴진론은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 추진을 계기로 중진 및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시 거세진 상태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장 대표가 발표할 혁신안과 메시지가 당내 갈등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견에서는 그간 강조해온 '당원 중심 정당' 기조에 맞춘 혁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열릴 당내 중진 의원 모임에서도 장 대표의 거취와 당 운영 방향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5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국의 대전략과 한국의 선택' 강연회에서 "한때 당원 중심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요즘 보니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는 것 같다"며 "과도한 당원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축을 옮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장 대표의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중진들도 이제 장 대표가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를 통해 자신들을 겨냥했다는 사실을 인식한 만큼 향후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중진 모임에서도 강경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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