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동훈, 장동혁 1주년 앞두고 손잡았다…張 압박 위해 임시 동맹?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8.26 05:30  수정 2026.08.26 05:30

오세훈·한동훈, 미래혁신포럼서 대면

"하위 정치" "사당화"…張 집중 견제

한목소리는 냈지만 악수로 그친 대면

당협 물갈이 논란, '반장 연대' 동력될까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차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세미나 '미국의 대전략과 한국의 선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두 달여 만에 대면했다. 그동안 미묘한 신경전이 연출됐지만, 이날만큼은 '장동혁 체제' 흔들기에 함께 나섰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반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잠룡이 한목소리를 내자 파급력이 높은 모양새다. 다만 계파색이 명확한 탓에 통합 전선 펼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미국의 대(大)전략과 한국의 선택' 세미나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 단체는 5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이 회장으로 역임하고 있으며, 옛 친윤(친윤석열)계 30여명이 소속된 국회의원 연구모임이다. 친한(친한동훈)계 등 다른 계파 의원의 참여도 늘면서 색채가 옅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진이자 옛 친윤계 인사가 다수 가입한 탓에 국민의힘 주요 포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포럼은 한 의원이 지난 6월 국회 입성 직후 가입하면서 이목이 쏠렸다.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 출신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회원인 만큼, 보수 진영의 잠룡이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6·3 지방선거 직후 개최된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 세미나에 오 시장이 강연자로 나서면서, 잠룡들이 나란히 한자리에 모이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개인 일정으로 인해 한자리에 모이지 못했다가, 이날 세미나에선 오 시장과 한 의원 간 대면이 이뤄진 것이다. 물론 두 인사는 지난 6월 16일 국민공공정책포럼에 참석해 마주한 적이 있지만, 이번 만남이 시선을 끈 이유는 26일이 장 대표의 취임 1주년이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장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 시장은 세미나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정치와 당협위원장 재선출 논란에 대해 직격했다. 먼저 전체 당협위원장 재선출 논란을 두고선 "뺄셈의 정치보다 덧셈의 정치, 다시 말해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이루어낼 수 있는 당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장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윤리위의 징계 정치를 두고선 "당이 통합의 힘으로 극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윤리위 정치는 정치 중에 제일 하위 정치다. 대화와 통합을 통해 폭주하며 잘못 가고 있는 이재명 정권을 견제하는 야당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당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은 장 대표의 극단 정치로는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할 수 없다며 리더십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당이 퇴행했고 사당화됐다"며 "이런 길로 가서는 민주당 정권의 잘못된 길을 막아내야 하는 보수의 사명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고 질타했다. 당협위원장 재선출 논란을 두고선 "중요한 것은 의도"라면서 "피 같은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당이 사당화의 길로 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장동혁 체제 문제점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지만, 실제 세미나 현장에선 짧게 악수만 나눈 채 별다른 얘기를 나누지 않고 짧게 지나갔다. 두 인사 모두 일부 참석자들과는 간단하게 대화를 나눈 점을 감안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차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세미나 '미국의 대전략과 한국의 선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축사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권에선 두 인사가 국민의힘 내 지지 기반이 약한 만큼, 보수 적자로서 올라서기 위해선 경쟁이 불가피한 탓에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인사는 원팀 필요성을 부각하면서도,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에는 여러 차례 불참해 대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당내 따르면, 오 시장은 여러 일정 때문에 이날 세미나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참석을 고민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한 의원의 참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시장은 '친오계'(친오세훈), 한 의원은 '친한계'의 중심이지만, 국민의힘의 주류 세력으로는 평가되진 않는다. 이들 모두 당내 세력이 부재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계파를 대표하는 탓에 상대 계파와 연합 전선을 펼치기보단 독단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다 보니, 당내 일부에선 반장(반장동혁) 연대가 구축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 거취 문제가 결론이 나야 하는데,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것은 당내에서 모두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다시 불 지피기 위해선 동력이 필요한데, 오 시장이나 한 의원이 함께 목소리를 계속 내주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나. 다만 두 인사 모두 특징이 강해서 연대하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가 당내 쟁점으로 떠오른 당협위원장 재선출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반장 연대' 전선이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당협위원장 재선출 문제를 두고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수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당원 중심 정당'으로서 당원 투표로 당협위원장을 선출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내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것이다.


장 대표는 26일 오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남은 임기 동안 당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구상과 당대표 취임 이후 소회에 대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쇄신안 중 하나로 평가되는 당협위원장 재선출 논란에 대해 강행 여부에 대해 밝힐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 대표가 강행 의사를 밝혀 사실상 다수 의원들과 전면전에 나설 경우, 외곽에서 견제하는 오 시장과 한 의원뿐 아니라 유승민 전 의원과 이 대표 등 보수 진영이 '반장 연대'로 연합 전선을 펼칠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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