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 벗어난 中 가전...IFA서 종합가전·로봇까지 전선 넓힌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8.26 06:00  수정 2026.08.26 16:57

TCL·하이센스 프리미엄 TV 존재감 확대...드리미·로보락도 제품군 다변화

中 참가사 900곳 넘어 역대급 규모...스마트홈·휴머노이드까지 공세

'CES 2026' 관람객이 TCL 부스에서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DB

중국 가전업체들이 '한 우물' 전략에서 벗어나고 있다. TV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넘어 프리미엄 화질과 초대형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로봇청소기로 성장한 업체들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종합가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다음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6'에는 900곳이 넘는 중국 기업이 집결해 생활가전부터 스마트홈, 로봇까지 확장된 전선을 한꺼번에 펼쳐 보일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IFA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중국 기업·기관은 900곳을 웃돈다. 지난해 전체 1800여개 참가사 가운데 약 700곳이 중국 기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0곳 이상 늘었다. 올해 전체 참가 브랜드가 1900곳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참가업체 면면도 다양해졌다. TCL과 하이센스 등 기존 TV 강자뿐 아니라 샤오미와 드리미, 로보락, 에코백스 등 생활가전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다. 특히 샤오미는 올해 처음 IFA에 참가해 스마트폰을 넘어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홈을 아우르는 생태계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가전의 확장세는 TV 시장에서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TCL의 글로벌 TV 출하량은 1508만대, 하이센스는 1423만대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합산 출하량은 2931만대로 삼성전자 1760만대와 LG전자 1130만대를 합친 2890만대보다 41만대 많았다.


개별 업체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하이센스는 옴디아 집계 기준 올해 1분기 10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점유율 55.2%로 1위를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 모두 미니LED와 RGB 미니LED를 앞세워 고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도 강조하고 있다. TCL은 옴디아의 관련 자료에 인용된 자사 측 측정 결과를 근거로 SQD-Mini LED가 밝기와 색상 일관성, 색 영역, 4K 모션 선명도 등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로컬 디밍 명암비와 MEMC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과거 중국 TV가 대형 화면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면 최근에는 패널과 백라이트, 화질 처리 기술을 고도화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온 프리미엄 시장까지 경쟁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8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빛섬 2층 컨벤션 '드리미 인 서울'(Dreame in Seoul) 행사 현장ⓒ데일리안DB

TV 밖에서는 기존 청소가전 업체들의 종합가전 전환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곳이 드리미다. 로봇청소기를 주력으로 성장한 드리미는 최근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주방가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종합가전사를 표방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대규모 신제품 행사를 열고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주방가전, 정수기 등 다양한 스마트홈 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단일 청소가전 브랜드가 아닌 집 안의 여러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사업자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보락 역시 로봇청소기와 습건식 청소기에서 세탁건조기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로봇청소기에서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생활가전 전반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가전을 넘어 로봇으로도 향하고 있다. 올해 IFA의 혁신 전시관 'IFA 넥스트'에는 약 300개 업체가 참가하며, 주최 측은 역대 가장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선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등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로봇 온 더 런웨이'도 처음 개최된다. 중국이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중국 로봇업체들도 대거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경쟁축은 이제 단순한 '가성비'에서 벗어나 프리미엄과 종합가전, AI 스마트홈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로봇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맞닥뜨리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범위도 TV나 개별 생활가전 제품을 넘어 생태계 전반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IFA가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변화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V에서 이미 물량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과 종합가전, 스마트홈, 로봇까지 전선을 넓히면서 한중 가전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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