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EV 캐즘 없다”…현대차, ‘멀티 전동화’ 공세로 글로벌 수요 잡는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8.26 18:23  수정 2026.08.26 18:23

현대차 ‘2026 인베스터 데이’ 개최

유럽 EV·북미 HEV 중심 권역별 공략

‘아트리아 AI’ 양산차 적용은 29년부터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를 뜻하는 ‘캐즘’은 없다고 진단했다. 시장별 전기차 전환 속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뇨스 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 기자 간담회에서 “유럽에는 EV 캐즘이 확실히 없다”며 “환경 규제를 충족하려면 유럽에서는 전기차를 판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하는 유럽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3’를 시작으로 현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 3를 포함한 여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에서도 전기차 사업을 이어간다. 무뇨스 사장은 “북미는 유럽보다 전기차 비중이 낮지만 웨이모와의 협력을 통해 로보택시 등을 도입하고 있다”며 “EV 캐즘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시장별로 속도만 다르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함께 확대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싼타페 EREV를 출시하고 제네시스에도 EREV를 도입할 예정이다.


무뇨스 사장은 첫 EREV 적용 차종으로 싼타페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특정 기술을 어떤 모델부터 적용할지는 모델 변경 시기와 공장 투자, 생산능력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종합했을 때 싼타페가 EREV 기술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EREV에 대한 높은 기대를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내 다른 모델에도 해당 기술을 확대하고 싶다”며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환 현대차그룹 부사장은 “EREV는 현대차가 잘하고 있는 엔진 기술과 전동화·배터리 기술을 모두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용화해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가장 빠르게 개발하는 방안을 함께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완성차 업체의 공세에는 현지 경쟁력과 그룹의 사업 역량을 앞세워 대응한다. 중국에서 확보한 기술과 파트너십을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등 중국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무뇨스 사장은 “전략의 첫 번째 요소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면 다른 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파트너십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그룹이 보유한 자체 강점과 사업 전반의 수직계열화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로봇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로보택시 등 추가 사업의 성장도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 3위 완성차그룹”이라며 “이 같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경쟁력을 계속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우 포티투닷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율주행 부문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SDV와 자율주행 기술의 양산 일정도 구체화했다.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SDV는 2027년 말 양산 준비를 마치고 2028년 초 판매를 시작한다”며 “여기에 들어가는 SDV 기술은 자체 기술이고, 자율주행 솔루션으로는 자체 ADAS 솔루션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아트리아 AI’의 양산차 적용 시점은 2029년으로 제시했다. 박 대표는 “자율주행은 현재 성능만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데이터가 들어왔을 때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돌려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부터 점진적으로 모델 체인지를 진행하면서 많은 데이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모을 수 있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많은 차량을 배치하고 센서를 공용화해야 중요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도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할 당시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른 절차라고 설명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본부장 부사장은 “소프트뱅크의 풋옵션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할 당시 주주 간 계약에 명시됐던 부분”이라며 “계약된 내용에 따라 진행하는 사항으로 다른 구조적인 요인이 개입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IPO와 관련해 결정된 바는 없다”며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발전을 위해 어떤 선택지가 가장 좋은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결정되면 적절한 시기에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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