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이례적으로 '내홍' 겨냥 단합 당부
'윤리위~당협 물갈이' 내홍 우려한듯
당내선 朴 메시지 '아전인수식 해석'
"지도부 중심으로" vs "해석하기 나름"
(왼쪽부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박근혜 전 대통령,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경기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둘러싼 내홍을 우려한 모양새다. 연찬회에 참석해 당 소속 의원들 앞에서 '내부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장동혁 대표의 '징계 정치'로 인한 내홍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7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했다. 지난 19일 정점식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을 당시 연찬회에 초청했는데,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참석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당 소속 의원들과의 만남에선 소수 야당으로서 역할을 당부하는 것에만 그쳤지만, 이날 연찬회에선 이례적으로 '내부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을 '단일대오'로 상대해야 하지만, 내홍이 깊어 뭉치지 못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며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소신보다는 국민이 먼저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지도부와 여러분이 하나로 뭉쳐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생각보다 국가가 먼저이며, 당내 작은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삶이 먼저여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보다는 대한민국 미래가 먼저여야 국민이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다수를 상대로 힘이 부치는 상태에서 분열까지 하면, 그 싸움은 보나 마나 한 결과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여러분의 동지애가 좀 더 두터워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를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당내 현안에 거리를 둔 채 원론적으로 '단합'을 주문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중앙윤리위원회의 비당권파 징계에 따른 내홍을 시작으로 당협위원장 물갈이, 당대표직 사퇴 거부 등 사안이 각 진영 갈등을 고조시키면서 해석도 엇갈리게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은 지난 20일 윤리위의 비당권파 4명에 대한 징계 단행 이후, 극심한 갈등에 휩싸였다. 소위 '징계 정치'가 끝나자 곧바로 당원 투표를 통한 당협위원장 재선출 논란까지 촉발했고, 이를 추진한 장 대표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아젠다를 두고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외곽에서 신경전까지 펼치는 등 당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의원들을 향해선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라"라고 당부했고, 지도부를 두고선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헤아려라"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화답'을 당부한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다만 장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동지애' 당부 메시지가 지도부를 흔드는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며, '내부 총질'은 박 전 대통령이 언급한 '동지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연찬회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잘 협력해 당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며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좋은 결과를 위해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두 지도부가 더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오늘 박 전 대통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서 싸워야 된다. 단합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했지만, 그 대전제가 신의와 동지애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방향으로 함께 손잡고 크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를 향해서 싸우는 관계에 있다면 그건 신의나 동지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는 비당권파를 향해선 "겉으로는 아무 갈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의와 동지애가 없다면 결국 그 집단은 최대한의 역량과 힘을 다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통합과 하나, 단결을 얘기하지만 신의와 동지애가 결여된 상태는 당의 힘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당내에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반적인 충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당내 난국을 동지애를 가지고 풀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이라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국민의힘은 정말 어려운 상황 아닌가. 동지애를 가지고 어려운 당을 키워달라는 기본적인 취지로 이해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지만 진영을 사랑하진 않는다. 굳건한 동지애로 이 난국을 풀어달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고 보는가'라는 질의에는 "각자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저는 솔직히 박 전 대통령이 일반적인 얘기를 했다고 본다"며 "박 전 대통령이 연찬회에 와서 할 수 있는 말이 어떤 게 있겠나. 하나로 뭉쳐 나라를 잘 세워달라는 일반적인 충정의 말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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