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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53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무덤서 가능성을 외치다


입력 2024.10.20 07:00 수정 2024.10.20 07: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BMW 5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530e 시승기

"다 같은 5시리즈가 아냐"… 전기차+내연 매력 다 가졌다

흔들림 없는 승차감에 펀 드라이빙까지

뉴 530 e ⓒBMW코리아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중간에는 하이브리드차가 있지만, 과연 하이브리드차를 타던 사람이 전기차의 맛을 느끼고 다음 번 모델로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을까? 전기차가 어떤 주행감을 갖고 있는지, 충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경험해보려면 하이브리드차로는 역부족이다.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내연기관으로 평가받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조금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나오는 족족 판매량이 현저히 낮고, 국내 시장에서 90% 넘는 점유율을 가진 현대차·기아마저도 국내에선 PHEV를 아예 판매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BMW는 왜 대표모델인 5시리즈에 가솔린, 전기차를 넣고도 안 팔리는 PHEV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했을까? 가솔린 모델 발끝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면서도 꿋꿋이 판매하는 이유는 뭘까. 그래서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모델은 PHEV 모델인 530e M 스포츠 패키지로, 가격은 9240만원이다.


뉴 530e 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얼굴은 역시 존재감부터가 다르다. 530e는 속으론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엔진을 다 갖고 있지만 겉은 지난해 바뀐 얼굴 그대로다. 이미 팔릴 대로 많이 팔린 모델이라 길거리에서 자주 봐온 탓에 친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컸다.


8세대 5시리즈 디자인의 핵심은 기존보다 더 커진 존재감이다. 처음으로 적용된 아이코닉 글로우가 8할을 차지한다. 아이코닉 글로우는 그릴 모양이 커지면서 이 그릴을 모양대로 감싸는 라이트인데, 빛나는 콧구멍 덕분에 한밤 중에도 어디에서나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


뉴 530e 측면 ⓒBMW 코리아

몸매도 전작보다 커지고 통통해졌다. 그럼에도 사선 캐릭터라인과 군데군데 접은듯한 포인트가 날렵한 느낌을 더해주면서 둔해보이는 것을 막아준다. BMW의 고집스러운 긴 보닛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눈에 봐도 스포티하고 젊은 인상을 준다.


실내에 들어서면 8세대 5시리즈의 젊은 감각이 배가된다. 1열을 넓게 감싼 인터렉션바가 단연 압권인데, 럭셔리 차를 타고 있다는 기분이 확 살아나게 해주는 요소다. 평평하게 뻗어있는게 아니라 보석처럼 울퉁불퉁한 면을 갖고 있어서 색깔이 비췄을 때 더욱 화려하다.


뉴 530e 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문을 열었을 때 바로 에어컨, 오디오 등 알아서 작동된다는 점도 매우 편리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 데도 말이다. 차에서 내릴 때도 사람이 내려야 에어컨이나 오디오가 꺼지는 구조다. 차에서 시동을 걸지 않고도 노래를 들으면서 배터리 충전을 기다릴 수 있겠다.


전기 모터와 엔진을 같이 장착한 PHEV 5시리즈의 주행감은 어떨까. 배터리 잔량이 남아 있어 전기로 주행할 때와, 엔진으로 주행할 때의 주행감이 확연히 다르다.


뉴 530e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530e는 전기모터로만 73km를 달릴 수 있다. 이전 세대 보다 최고출력이 63% 높아진 184마력 전기모터가 장착됐고, 190마력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조합돼 합산 최고출력 299마력을 발휘한다.


엔진의 힘이 조금은 들어갈 텐데도, 전기로 주행할 때는 완전한 전기차의 질감이 느껴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쭉 뻗어가는 기분이 일품이다. 고성능 모델이 아닌데도 운전의 즐거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환경부 인증 기준 주행거리는 73km는 PHEV 경쟁 모델 중에서도 긴 편에 속한다. 서울 시내에서 하루 60km를 출퇴근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기름을 한 번도 안쓸 수 있다. 전기모터의 주행거리가 실제로는 85km 가까이 돼 경제성면에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뉴 530e 2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전기 배터리를 다 쓰고 엔진으로 달릴 때는 내연기관의 맛이 다시 살아났다. 속도를 높이면 엔진소리가 뒤따라오면서 5시리즈 가솔린 모델을 타고 있는 기분이 들었고, 속도를 높여도 차가 빨리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고 흔들림이 없다.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때는 '역시 BMW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펀 드라이빙을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에 맞게 말랑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아니다. 동급 경쟁 세단보다 조금 더 단단하다. 그래서인지 방지턱을 넘을 때는 다소 흔들림이 크게 느껴졌다.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은 '나보다 운전을 잘하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고 수준급이다. 대중 브랜드의 크루즈 컨트롤 수준이 꽤나 높아진 요즘이지만, 럭셔리 브랜드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스티어링휠을 잡고 정면만 응시하고 있으면 베스트 드라이버가 된 듯 한 기분이 절로 든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6.2km/L. 물 건너온 차는 기름을 바닥에 뿌리고 다닌다던 옛말은 이제 적용되지 않는다. 80km 가까이 전기모터로 주행한 덕에 200km의 장거리 주행 이후에도 기름 걱정이 덜하다.


뉴 530e ⓒBMW 코리아

호랑이 같은 엔진소리가 좋은 차를 가늠하는 시대는 지났다. 언젠가 내연기관의 시대가 지고 전기차로 가야만 한다면, 530e는 전기차로 가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전기차를 매일 충전하기는 어려운 환경인데 전기차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530e를 시승해보기를 권한다.


▲타깃

-전기차를 사보고 싶은데 충전 걱정이 큰 당신, 주유소도 갈 수 있는 전기차랍니다


▲주의할 점

-전기 모터 장착으로 확 높아지는 가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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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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