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측, 대통령 향한 불만 공개…가석방 요구로 압박
개별 석방 판단에 정치적 관계 작용하면 심사 공정성 논란 우려
대통령의 행정 지휘권과 가석방 허가 절차 구분…사면권과도 별개
교정성적·재범 위험 등 종합심사…법무부장관이 최종 허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을 공개 요구하면서 대통령의 대응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전 부지사 측이 장기 수감에 대한 불만을 대통령에게 제기한 가운데, 개별 석방 판단에 정치적 영향력이 작용할 경우 심사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의 일반적인 실태 검토와 특정 수형자의 가석방 지시를 구분하고, 법이 정한 심사·허가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지난 7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 전 부지사의 가석방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언론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관련 입장을 밝혔다.
김광민 변호사는 해당 보도에서 이 전 부지사가 수감 생활 5년째에 접어들면서 이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 측에 여러 통로로 가석방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움직이지 않고 있어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광민 변호사는 형기의 절반 이상을 복역했다는 점을 근거로 가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 측이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도 이 전 부지사를 5년째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는데, 해당 재판은 취임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 전 부지사 측이 같은 사건과 관련된 대통령에게 가석방을 공개 요구한 만큼, 향후 심사에서는 정치적 관계가 석방 판단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가석방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석방 여부가 법이 정한 심사 절차와 기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가석방은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와는 별개로,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적격심사와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거치는 절차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가석방은 헌법상 사면권이 아니라, 형 집행 과정에서 이뤄지는 행정처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일반적인 국정 현안 파악 차원에서 실태를 검토하는 것과 특정 수형자의 가석방을 지시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별 판단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와 법무부장관의 법정 권한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데일리안 DB
대통령에게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지휘·감독 권한이 있다. 정부조직법 제11조는 대통령이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가석방의 개별 심사와 허가는 별도로 법에 정해진 절차와 요건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19조는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제121조는 교정시설장이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위원회에 가석방 적격심사를 신청하도록 규정한다.
위원회가 적격결정을 내리면 제122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에게 허가를 신청한다. 장관은 위원회의 신청이 적정하다고 인정하면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다.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요구가 이러한 법정 심사·허가 절차를 대신할 수는 없다.
헌법 제79조가 대통령에게 부여한 사면·감형·복권 권한과도 구분된다. 가석방은 형 집행 과정에서 법무부의 심사·허가 절차를 거치는 행정처분으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와는 별개의 절차다.
김소정 변호사는 가석방에 대해 "수형자의 권리가 아니라 교정당국의 재량적 행정처분"이라고 강조했다.
형법 제72조 제1항은 수형생활 태도가 양호하고 뉘우침이 뚜렷한 경우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뒤 가석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복역기간에 관한 최소 요건을 충족했다고 석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벌금이나 과료가 함께 부과된 경우 그 금액도 완납해야 한다고 정한다.
실제 적격심사에서는 수형자의 개별 사정을 함께 판단한다. 형집행법 제121조는 범죄동기와 죄명, 형기, 교정성적, 건강상태, 가석방 후 생활환경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한다.
가석방 판단의 공정성을 따질 때도 유사 사례와 개별 심사 사정을 비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소정 변호사는 교도소 내 규율 위반 여부와 반성 여부, 추징금·벌금 납부 상태 등도 가석방된 유사 선례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는 "형평성 문제는 절대적인 형량 수치보다 선고 형기 대비 집행 비율이 유사 선례들과 비슷한 수준인지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2022년 9월부터 수감 중이다. 지난해 6월 5일 대법원에서 쌍방울 대북송금과 뇌물 수수 등 관련 혐의로 징역 7년8개월이 확정됐다. 올해 6월에는 이른바 '연어 술파티' 회유 주장과 관련한 별도 위증 사건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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