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전 영봉패와 차원 다른 이만수 고민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1.10.26 00:12  수정

차우찬 3이닝 퍼펙트 및 철벽 마운드

SK 타선 12타석 연속 무안타 무기력

타선이 삼성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는 이상 이만수 감독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8일 휴식을 취한 삼성의 마운드는 말 그대로 난공불락이었다.

삼성이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투수진의 강력한 힘을 과시하며 2-0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을 잡은 삼성은 5년 만의 우승에 한 발 앞서나갔다. 역대 28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를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78.6%에 달한다.

더불어 삼성은 포스트시즌 SK전 첫 승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지난 2003년 준플레이오프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와 맞붙었던 삼성은 각각 2전 전패, 4전 전패로 맥없이 물러난 바 있다.

삼성 선발 매티스는 4이닝동안 안타 4개를 맞았지만 삼진을 3개나 솎아낼 정도로 SK 타선을 무력화 시켰다. 투구수(59개)도 여유가 있어 긴 이닝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1차전의 중요성, 게다가 상대는 역전의 명수 SK였기 때문에 4회 신명철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자 곧바로 막강 불펜을 가동시켰다.

매티스에 이어 등판한 차우찬의 싱싱한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린 SK 타자들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투구였다. 차우찬은 7회까지 3이닝을 던지며 5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고, 8회부터는 필승조가 차례로 투입됐다. 그리고 경기는 마무리됐다.

최종 스코어 2-0. SK의 이번 포스트시즌 두 번째 영봉패였다. SK는 지난 롯데와의 PO 4차전에서도 이날과 똑같은 0-2 패배를 당한 바 있다. 하지만 경기 내용, 특히 타자들과 벤치에서 느낀 위압감은 차원이 달랐다.

당시 SK는 부첵-장원준-임경완-김사율이 이어 던진 롯데 마운드를 상대로 4안타 4볼넷을 얻어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찬스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9회말에는 2사 1-2루의 천금같은 기회를 얻기도 했다. 마무리로 등판한 김사율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박정권의 한 방이 터진다면 극적인 뒤집기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일말의 희망마저 품을 수 없었다. SK는 4회 김강민의 내야안타 이후 12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삼성의 높은 마운드 벽에 가로막혔다. 8회 2사 후 박재상이 권혁으로부터 안타를 뽑아내 추격의지를 되살렸지만 곧바로 투입된 돌부처 오승환에 의해 희망을 접고 말았다.

오승환이 손가락을 하늘로 치켜 올리는 것은 언제나처럼 경기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승환의 ‘칠 테면 쳐봐라’식의 배짱투구는 정규시즌 때보다 더욱 위력적이었다. 9회 SK의 중심타선인 박정권-안치용-이호준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돌직구에 타이밍조차 맞추지 못하며 맥없이 물러났다. 게다가 삼성은 아직 정현욱, 정인욱, 권오준, 배영수 카드도 보여주지 않았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대행은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했다. 투수들은 5피안타 2실점으로 기대대로의 호투를 펼쳤지만 타자들이 너무 무기력했기 때문이었다.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다. 삼성의 막강 마운드를 상대로 어떤 공략법을 짜야할지 이만수 감독대행의 고민은 이번 한국시리즈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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