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플레이오프 전적 3승2패로 롯데를 따돌리고 25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탄탄한 마운드와 짜임새 있는 타선,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 등 SK가 왜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진출의 쾌거를 이뤘는지에 대한 이유가 다시 입증됐다. 특히, 박정권이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맹활약은 압권. 작년 한국시리즈 MVP가 왜 박정권이었는지를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활약상이었다.
정규시즌 1위로 이미 한국시리즈에 진출, KIA와 SK의 준플레이오프,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를 느긋하게 지켜보며 전력을 다져온 삼성은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두 팀은 작년 한국시리즈의 파트너다. 1년 만에 리턴 매치다. 작년엔 SK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삼성은 두산과 5차전까지 가는 혈투 속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투수진 소모로 삼성은 힘 한번 못써 보고 시리즈 전적 4패로 SK에 완패했다.
이번엔 상황이 역전됐다. SK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모두 10경기를 치르고 외나무다리에 올라왔다. 팀은 변함없지만 사령탑은 두 팀 다 교체됐다. 김성근의 SK가 아닌 '헐크' 이만수의 SK, 선동열의 삼성이 아니라 류중일의 삼성이다. 사령탑이 교체된 후 첫 한국시리즈 맞대결이어서 더욱 흥미를 더한다.
한국시리즈 관전의 재미를 배가시킬 세 가지 매치업을 살펴본다.
삼성 출신 '초보 사령탑' 맞대결
SK 이만수 감독 대행과 삼성 류중일 감독은 삼성에서 선수 시절 한솥밥을 먹은 동료다.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원년 멤버로 삼성에 입단, 헐크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끌고 은퇴 후 영구결번을 받은 레전드 올스타가 바로 이만수 감독 대행.
경북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삼성에 입단, 그라운드의 살구꽃으로 불리면서 김재박 전 LG 감독에 이어 한국 유격수 계보를 잇는 명 유격수 출신 초보 사령탑이 바로 류중일 삼성 감독이다.
올 시즌 생애 첫 사령탑 경험의 초보들이라는 공통점과 대구와 한양대, 삼성 출신 감독의 맞대결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작년에는 수석코치와 주루코치로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지켜봤지만 이제는 사령탑에서 선후배 간 선의의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선수 시절 동고동락했던 두 감독이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사각의 링 위에 올랐다.
전주고 출신 4번타자 맞대결
올 시즌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의 주인공인 삼성 4번타자 최형우와 플레이오프 MVP 박정권은 전주고 2년 선후배 지간이다. 두 팀의 4번타자 모두 좌타거포면서 정교함도 갖추고 있는 닮은꼴이다.
더욱이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의 자질도 갖춰 자주 언급되는 전주고 선후배다. 공교롭게도 2011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결승전 맞상대였다. 당시 박정권이 최형우를 제치고 홈런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엔 최형우에게 밀렸던 박정권. 포스트시즌에선 예년의 타격감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이제는 두 전주고 출신 4번타자의 진검승부가 이번 한국시리즈 최고의 매치업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둘 중 누가 더 4번타자의 이름값을 하느냐에 따라 시리즈의 명암이 갈릴 확률이 높다.
'3번 3루수' 핫코너 맞대결
삼성 3루수 박석민과 SK 3루수 최정의 맞대결 역시 4번타자 맞대결 못지않은 매치업이다. 둘 다 팀의 3번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팀 수비의 핫코너 3루를 맡으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석민과 최정의 대결이 이번 한국시리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특히, 삼성과 SK는 1번부터 4번까지의 라인업이 유사하다.
배영섭(우)-박한이(좌)-박석민(우)-최형우(좌)로 이어지는 삼성 상위 타선과 정근우(우)-박재상(좌)-최정)우)-박정권(좌)로 이어지는 타자들의 공격 성향과 역할이 거의 흡사하다.
게다가 능력치도 막상막하다. 양팀 타선의 공격 응집력 승부는 테이블세터진이 차려주는 밥상을 3번타자가 살리느냐 무산시키느냐에 갈릴 가능성이 크다. 3번이 살아나는 팀이 4번타자의 타격도 상승효과를 받을 공산이 크다. 4번 맞대결에 앞서 3번 박석민과 최정의 전초전이 중요한 이유다.
그 외에도 탄탄한 불펜진의 맞대결 역시 상당한 관심을 끄는 관전 포인트다. 이미 연투로 피로감을 느낄 SK 불펜과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졌지만 실전 감각이 무뎌진 삼성 불펜. 이 두 불펜의 활약 여부 역시 시리즈의 승패를 가를 변수다.
그 외에도 조동찬의 부상으로 무산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형제 맞대결의 진검승부를 보지 못하게 된 점은 옥에 티. 팀과 동료일까 아니면 피를 나눈 동생 조동찬의 맹활약을 응원할지, 형 조동화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 지도 경기 외적인 관심거리다.
작년 시리즈 스윕으로 삼성을 넉다운 시킨 SK. 후반기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고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삼성. 상황이 뒤바뀐 양팀의 리턴매치가 삼성의 '복수혈전'으로 펼쳐질지, 'SK의 수성(守城)'으로 끝날지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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