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이 준비한 '조커 2장'

입력 2011.10.25 11:23  수정

류중일 감독, 키플레이어로 정인욱-배영수 지목

9월 이후 상승세..삼성 마운드서 중책 맡아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키 플레이어로 구위가 절정에 오른 정인욱(왼쪽)과 배영수를 꼽았다.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삼성 류중일 감독이 준비한 조커는 1장이 아닌 2장이다.

류중일 감독은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가 끝난 직후 한 인터뷰에서 키 플레이어로 구위가 좋은 정인욱과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배영수를 꼽았다.

정인욱은 국가대표 투수 엔트리에 포함될 만큼 뛰어난 구위를 자랑한다. 올 시즌 치열하다는 삼성 투수 엔트리에서도 살아남으며 꾸준히 선발과 불펜으로 중용됐다. 31경기에 나와 6승 2패 평균자책점 2.2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구위 회복에 어려움을 겪은 배영수는 올 시즌 6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그를 큰 경기에서 활용하기 위해 끝까지 믿고 기용했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9월 이후 특급피칭을 선보였다. 정인욱은 9월 이후 7경기에서 17이닝 동안 무사사구 5피안타만을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17개나 잡아냈다. 배영수도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6경기에서 8이닝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탈삼진은 8개를 솎아냈다.

희비가 엇갈린 건 지난해 포스트시즌이다. 배영수는 삼성 팬들에게 일명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추가 획득했다. 두산과 PO 2차전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했고 4차전엔 1.1이닝 무실점(2탈삼진) 역투로 세이브를 따냈다. 또한 SK와 한국시리즈 3차전도 선발로 나와 4.2이닝 동안 2실점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04년 한국시리즈서 10이닝 노히트 경기를 달성했고, 2006년 한국시리즈에선 수술대에 올라야 할 몸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승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해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던 전설이다. 구위는 예전 같지 않지만 열정은 예전과 그대로인 배영수가 역투하는 모습에 팬들의 가슴은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다.

고졸 2년차 정인욱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경험부족으로 인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PO 1차전 무사 만루 2-2 상황서 구원 등판해 모든 주자를 불러들이며 2-5 리드를 내줬다. 3차전에선 10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지만, 8-6으로 앞선 11회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고 3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사실 이들은 묘하게 닮았다. 배영수가 그랬던 것처럼 촉망받는 유망주인 정인욱은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정인욱은 시원한 강속구를 던진다는 점에서 ‘제2의 배영수’로 클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시즌 고졸 2년차 정인욱이 PO 3차전서 쓰라린 경험을 했던 것처럼 배영수 역시 경험부족으로 중요한 경기서 무너진 적 있다. 배영수는 고졸 2년차였던 2001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3회를 채우기도 전에 4점을 내주며 강판 당했고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가 되기 전 겪은 쓰라린 경험이 약이 된 좋은 예다.

한국시리즈는 정규시즌과 달리 선발 투수의 강판 시점이 빠르다. 이 때 배영수와 정인욱은 길게 던져줄 수 있는 롱 릴리프로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영원’과 ‘미래’가 공존하는 2장의 조커가 있기에 삼성의 허리는 더욱 단단해 보인다. 동반활약을 예고하는 이들이 삼성을 5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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