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소비자물가 4.2% 급등…또 3년 만에 최고치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10 22:33  수정 2026.06.10 22:33

임금 상승률 보다 빠른 물가 상승률…서민 부담 가중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한 쇼핑가. ⓒAP/뉴시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3.8%)보다 0.4%포인트 오른 수치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지만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0.5% 올라 전달(0.6%)에 이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번 물가 급등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5월 한 달 동안 8.8% 상승했으며, 에너지 가격은 전체 물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전반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아직 서비스와 소비재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CPI 발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 동결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상승 속도가 임금 증가율을 다시 앞지른 점도 부담 요인이다. 5월 미국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3.4%)은 물가상승률을 밑돌면서 가계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휘발유와 항공료,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소비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P는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발표될 물가 및 고용 지표가 연준의 금리 결정과 글로벌 금융시장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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