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매관매직 의혹' 대법行…무죄 선고된 세한도 등 쟁점은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9.29 10:50  수정 2026.09.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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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서 세한도·바쉐론 무죄…청탁 대가성 입증 관건

특검 사실오인·법리오해 상고…대법 법리 판단 주목

김건희 여사.ⓒ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매관매직' 사건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김 여사 측이 모두 상고하면서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던 세한도 복제품과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수수 혐의를 무죄로 뒤집은 항소심 판단이 상고심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은 전날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5-3부(재판장 성언주)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특검팀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했다. 김 여사 측도 지난 23일 상고장을 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2일 김 여사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244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과 추징금 6480만원에서 형량과 추징액이 모두 줄었다. 항소심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와 세한도 복제품 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에서 우선 다뤄질 부분은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서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사업 지원을 기대하며 시계를 제공했다고 보고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은 시계가 로봇개 사업 청탁의 대가였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서씨에게 시계 구매를 부탁했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어렵고 로봇개 사업의 주요 내용도 시계 구매 문의나 전달보다 앞서 사실상 결정돼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서씨가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김 여사의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항소심에서 김 여사 측이 내세운 '구매대행' 주장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김 여사 측은 시계를 선물받은 것이 아니라 서씨에게 구매를 부탁한 뒤 대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선 항소심 증인신문에서는 김 여사가 수행원들에게 물품 구매를 부탁하고 현금으로 정산해왔다는 취지의 증언도 나왔다.


세한도 복제품도 인사 청탁과 금품 사이 대가관계가 인정되는지가 쟁점이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초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50만원 상당의 세한도 복제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같은 해 4월 금거북이를 전달한 데 이어 세한도 복제품까지 건넨 점 등을 근거로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의 연장선에서 금품이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은 세한도 복제품이 이 전 위원장 개인 돈이 아니라 당시 이 전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지살리기재단 예산으로 제작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이미지를 한지에 인쇄한 비매품인 데다 당시 재단이 전통 한지 홍보를 추진하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과 별개의 전달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대법원에서는 세한도와 바쉐론 시계가 각각 인사와 사업 관련 청탁의 대가였는지 그리고 김 여사가 그 대가성을 인식하고 금품을 받았는지에 대한 항소심의 판단이 법리에 맞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상고 이유로 든 만큼 항소심이 알선수재죄의 대가관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법리를 잘못 적용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여사에게 선고된 형이 징역 5년인 만큼 상고심의 심리 범위에는 제한이 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범위를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는 단순히 항소심의 사실인정을 다시 다투는 것보다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 등 법리오해 여부가 중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이 항소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할지 법리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볼지에 따라 바쉐론 시계와 세한도 복제품 수수 혐의의 최종 결론도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유죄가 유지된 다른 금품 수수 혐의와 함께 두 혐의의 최종 판단이 김 여사의 최종 형량과 추징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고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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