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與 특검 연기에 동력 약화?
3일 李정부 규탄 대규모 장외집회 예고
"공소취소, 당 뭉칠 수 있는 계기"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호소해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국정감사 이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등 외부 악재에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힘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소수 야당으로서 한계가 뚜렷한 만큼, 특검법 저지를 위해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한 발판이라며 당론으로 채택해 반대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당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조작기소 특검법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당 차원에서 저지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 특검의 이름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특검법'으로서 공소 취소할 권한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면서 "조작기소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답정너식으로 수사를 시킨다는 것 자체가 공소취소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공소취소 빌드업 특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어이 공소취소를 밀어붙인다면 그것은 곧 탄핵, 하야, 정권퇴진의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야당은 공소취소만큼은 죽어도 안 된다는 사즉생의 결기로 저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해 국정감사 이후 당내 의견을 수렴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조작기소 특검법은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시기에 대해서 당내 여론 수렴을 해서 국감 이후에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입장에선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라는 대형 악재가 불거지자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에 초점을 맞춰 입법과 예산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발판으로 평가되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정기국회 시작부터 강행할 태세를 취할 경우, 민심의 반발이 클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을 강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민생 외면" 프레임을 부각하고 있었다.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은 하루를 힘겹게 버티는 국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생을 지우고 기어코 정쟁으로 끌고가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 모든 사법부 압박은 결국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빌드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제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당초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방침을 세웠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범여권이 강행할 경우 야당이 막을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민심에 호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연기하면서, 국민의힘의 대여 공세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은 내달 3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에서 이재명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예고하며 대여 공세 고삐를 당기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특검법 처리를 연기했을 뿐 강행 여지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속적으로 공소 취소 논란을 부각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도부는 당이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를 당론으로 추진한 만큼, 향후 장외 투쟁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당내 일부에선 장외 투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막기 위해선 '단일대오'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청 폐지와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이슈에 대해, 사법체계가 무너진 것과 더불어 이재명 정부의 민생 파탄, 부동산 문제 등 국민이 울분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 투쟁할 생각"이라면서 "헌법이 파괴되고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이재명 정부에 대한 규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을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했지만,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는 의석수 아닌가"라면서 "당초 강행하겠다는 의도도 시간이 지나면 공소취소 논란이 잊힐 수 있고, 당분간 선거가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오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장외투쟁에 대해 당내 일부에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조작기소 특검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민심밖에 없는 만큼, 당 소속 의원들도 장외투쟁에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핵심 관계자는 "공소취소 특검법이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것이라는 부분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면서 "우리가 숫자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민심에 호소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말아야 한다. 물론 집회의 유효성에 대해 당내 일부에서 말이 있지만, 이번 계기로 뭉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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