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자, ‘연극계 노벨상’ 국제입센상 수상…아시아 최초·역대 최연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9.28 10:15  수정 2026.09.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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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듣지 못한 목소리 계속 탐색할 것"

공연예술가이자 연출가, 작곡가로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구자하가 ‘연극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입센상’을 아시아인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수상했다.


구자하는 2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26 국제입센상’ 트로피와 함께 상금 250만 노르웨이 크로네(약 3억 5800만원)를 받았다.


국제입센상은 노르웨이 출신의 근대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을 기리기 위해 노르웨이 정부가 2007년 제정해 2010년부터 격년으로 시상하고 있다. 특정 시즌의 단일 작품을 평가하는 여타 상과 달리, 예술가가 평생 일궈온 예술 작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한다. 앞서 이 상을 받았던 극작가 욘 포세(2010년)와 페터 한트케(2014년)가 훗날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공연예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 잡았다.


구자하 ⓒ연합뉴스

심사위원회는 구자하가 거대하고 요란한 방식 대신 친밀하고 작은 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며, 정체성과 이주, 민주주의 약화 등 동시대 사회·정치적 문제를 날카롭게 성찰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구자하는 독일 베를린 전자음악 작업을 거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예술대에서 동시대 연극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벨기에 겐트의 공연예술기관 캄포(CAMPO) 협력 아티스트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2014년부터 선보인 ‘롤링 앤 롤링’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로 이어지는 ‘하마르티아 3부작’과 ‘하리보 김치’ 등에서 전기밥솥, 포장마차 같은 일상적인 오브제와 음악, 영상, 로보틱스를 결합해 한국 사회의 서구화 과정과 문화적 제국주의 문제를 독창적인 무대 언어로 풀어냈다.


구자하는 이날 시상식에서 “동시대 감각을 잃은 채 과거 형식에 머물거나 세계의 변화에 귀 기울이지 않는 연극을 싫어한다”며 “연극을 사랑해서라기보다 끊임없이 의심하기에 연극을 만드는 사람인 것 같다. 연극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무대에는 누가 설 수 있는지, 우리는 누구의 목소리를 아직 듣지 못하고 있는지 계속 질문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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