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출몰한 상어. ⓒ 뉴시스
연계사업과 관련한 사업비를 제외한 박람회 직접 사업비만 700억 이상 투여된 ‘2026 여수섬박람회’가 부산에 출몰한 상어 한 마리의 효과보다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 안팎에서는 “상어라도 섭외해라”라는 조롱이 빗발치고 있다.
현재까지 박람회 하루 평균 관람객은 1만2000여 명을 조금 넘는 수준.
조직위 집계에 따르면, 개막일부터 19일까지 주행사장과 부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18만5202명으로, 전체 목표의 6.2% 수준이다. 행사 기간은 약 4분의1이 지났다.
오는 11월4일까지 61일간 펼쳐지는 이번 행사의 목표 관람객은 300만 명.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남은 40여일 동안 일 평균 6만 이상을 불러들여야 한다. 지금까지 방문한 평균 관람객의 5배 수준이다. 무료 입장객을 불러들여도 지금 수준이라면 목표치 도달은 요원하다.
지난 19일에는 지역기업 보임그룹의 '보임데이(DAY)' 행사에 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섬박람회장 방문객이 하루 5만명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장일보다 2배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무료 입장객이 30% 내외다.
박람회 조직위 측은 “입장권 판매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기업이나 기관에 사전 판매한 입장권을 감안했을 때, 목표한 판매 수입 도달도 도 만만치 않다.
가뜩이나 개막 전부터 ‘준비 부실’ 등 온갖 잡음 속에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여수섬박람회는 냉혹한 현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수시가 난데없이 택시 기사들이 박람회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며 지역 택시업체에 교육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지역 택시업체들에 보낸 공문에서 ‘섬박람회 준비 미흡 등 유언비어를 기사들이 유포하고 있다는 여론이 있다’며 기사들의 수입금 감소에 대한 불만이 유언비어 유포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여수시는 박람회 특수에 비해 수입 증가가 크지 않아 기사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유언비어 유포를 금지하고 박람회 목표와 취지를 홍보하도록 기사들을 교육해달라고 요청했다.
택시업계는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기사들을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로 몰았다며 반발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관람객은 “그런 교육하라고 공문을 보낼 시간에 시설 개선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하고, 시민들 목소리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박람회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다. 또 한 시민은 “1톤 트럭을 천으로 가려 배처럼 꾸민 ‘거문도 뱃놀이’ 공연을 보면 돈 주고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반응했다. 섬 박람회지만 섬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026 여수섬박람회 ⓒ 뉴시스
수백억 원을 들여 준비한 국제박람회는 관람객 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반면, 예고 없이 나타난 상어는 부산 북항 도심 공원(친수공원)을 인파로 가득 채웠다. 난간과 다리를 따라 길게 늘어선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인파가 몰리면서 공원 주차장도 가득 찼다.
지난 18일 공원 수로에 상어(길이 3~4m)가 출몰한 이후 닷새간 전국에서 3만 명이 몰렸다. 평소의 4배. 한적했던 공원은 ‘야외 아쿠아리움’이 됐다. 방문객들은 북항에 나타난 상어에 ‘부캉이’ ‘상구’란 애칭까지 붙였다.
22일에는 평일 아침인데도 가족 등 400여 명이 수로 옆을 찾아 세모난 등지느러미를 드러낸 상어를 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창원에서 부산으로 달려온 한 시민은 “30분 기다린 끝에 ‘직관’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해운대를 찾았던 외국인 관광객도 이곳을 들를 정도다.
인근 편의점과 카페도 평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오를 정도로 활황이다. 그야말로 ‘상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인파가 늘면서 안전관리도 강화됐다.
수 차례 지역 행사를 기획하고 주도했던 전 지자체 단체장은 “공교롭게 (이 시점에)상어가 출몰해 여수섬박람회가 조롱을 듣고 있다. 여수섬박람회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했다. 지금도 현장에서 뛰는 구성원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 노력이 묻히지 않게 하려면 대회 전 정교한 행사 설계가 필요하다.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빨리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다른 계산이나 눈치 보지 않고 행사 성공만을 위해 여유를 가지고 준비해야 이런 안타까운 사례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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