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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티브 빠진 '모셔널', 현대차그룹 색 입힌다… "자율주행 못 먹어도 GO"


입력 2024.05.13 06:00 수정 2024.05.13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모셔널, 최근 인력감축·사업축소 결정

현대차그룹, 모셔널에 1조 이상 추가 투자 예정

슬림화 통해 현대차그룹 자체 실증 기지로

포티투닷 샌드박스 승인, 바이두 협업 등 자율주행 '속도'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합작해 세운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셔널'에 앱티브 색을 완전히 지우고, 현대차 색깔을 입힐 작정이다. 추가 투자를 결정하자마자 모셔널이 기존 인력을 감축하고, 우버와 진행하던 로보택시 사업 마저 중단하면서다.


모셔널의 재정난 심화로 앱티브가 자금 지원을 관둔 마당에, 함께 손을 털기보다는 추가 투자를 통해 자체적인 자율주행 실증 업체로 활용해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국 현지 언론 및 업계에 따르면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제품 상용화 계획을 연기하고, 직원 일부를 내보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술 개발 연기 계획과 해고한 직원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과 미국의 자동차 기술 공급업체 앱티브가 각각 20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로보택시 등의 상용화를 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업체다.


모셔널의 인력 감축과 사업 축소는 현대차그룹의 합작 투자자인 앱티브가 발을 빼면서 기존 색깔을 지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월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더이상 모셔널에 자본을 할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갖고 있던 지분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현대차는 추가 지분투자를 결정하면서 지분율을 높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에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증자와 지분 매입을 마치면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율은 85%까지 높아진다.


애플을 비롯한 자율주행에 나섰던 글로벌 업체들이 하나둘 사업을 백지화하거나, 투자를 축소하는 분위기에서 앱티브가 빠진 모셔널을 포기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영국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가 상장폐지 되는 등 투자실패에 대한 여론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모셔널에 대한 지배력이 커진 만큼, 현대차그룹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 기지인 포티투닷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실증, SDV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관련 행보는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두와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두와 함께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여러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포티투닷 역시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영상정보 원본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샌드박스를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개인의 동의 없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어 비식별화 작업을 거쳐야했던 기존 규제를 벗어나 절차 생략에 따라 연구 개발 속도가 향상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모셔널에 추가 투자를 하기로 한 상황에서 사업이 축소되고 인력을 감축하는 건 재정난이 완화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조직 슬림화와 새로운 사업을 위한 정리단계로 보인다"며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이 투자를 늘리는 업체와, 줄이는 업체로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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